[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밤새 2~3시간 쪽잠 자고 부스스 화장도 안한 얼굴로도 예배 드리러 와 계세요. 저희 선교회에는 테이블 위에 티슈가 있는데 왜 있냐면 너무 사람들이 많이 우니까요. 하나님 앞에서 눈물보다 힘있는 게 없어요"
29일 만난 남대문선교회 대표 최은성 목사의 말이다. 그는 남대문선교회의 제11대 목사로 올해 1월 부임했다고 했다. 1986년 10월 남대문 상인 12명으로부터 시작된 선교회가 지금은 300여 명의 남대문 상인과 함께하는 곳이 됐다.
최 목사는 이 곳을 '초대교회' 같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6시와 8시 30분 아침예배가 있고, 수요오전예배와 금요기도회가 없는 주중에는 정오기도회가 있다. 주일에는 성도들이 각자의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니 주일예배는 없다.
그래서 '선교단체와 교회의 중간'쯤 되는 성격이라고도 소개했다. 일반교회처럼 예배때 앞에 서는 찬양팀도 있고 복음전도도 한다고 했다. 특히 "시장이기 때문에 복음을 향해서 활짝 열려있다"며 "늘 사영리 들고 다니면서 전도하는 분도 있고, 중국 동포들, 조선족들을 전도해서 와서 그분들이 신앙생활 하고 가시기도 하고 바이어들이 함께 예배드리기도 한다. 복음 전하는 일에 있어서 상당히 열정적이다"고 최 목사는 소개했다.
매일의 아침예배 말씀은 40~50분으로 주일예배 설교와 맞먹을 정도라, 한 성도는 "우리는 매일이 주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은성 목사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양분 집사님 표현에 의하면 갈멜산기도원도 가보고, 다른 기도원도 많이 가봤는데 어느 기도원보다 뜨겁다고 하시더라. 말씀 설교가 40~50분 길때는 1시간도 한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 베푸심이 있어 하나님 앞에 뜨거운 마음으로 간다. 그래서 매일 아침 1시간 정도 예배를 드려 주일예배 같은 예배를 매일같이 드린다"며 "올한해 회중예배 설교를 700번 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순복음교회에 다니는 성도도 있고 고신 측 성도도 있고 각자 기도하는 모양, 말씀의 모양도 다 다르지만 하나가 된다. 혹 잘못된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에 다니는 분이라도 우리 안에 바르고 건강한 복음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성도들이 다들 강건하시니..."라며 "영화로울 때도 있었고 지금보다 훨씬 많이 모일 때도 있었고 역사 속에서 풍성할 때도 모자랄 때도 있었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더불어 가는 곳이란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이틀 사업이 안되도 힘드니 하나님 앞에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려요. 하루에 들어가야 되는 돈이 몇백만원 이라 하면 예배 드릴때 눈물만 흘려요. 목회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기도하고요. 그런데 다음날 되면 이분이 간증을 들고 옵니다. 어제 얼마 때문에 쫓겼는데 매출을 그 금액에 맞춰주셨다고... 응답하신대로 했더니 더 많은 것을 주셨다고"
그러면서 그는 "일반교회는 삶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본인 가정사 등등 숨기는 것이 많아 벽이 있는데 여기 안에서는 삶 전체가 오픈되어 있어요. 사업이 다 공유가 되어 있어서 어느 집이 잘되고 못되고도 알고 이웃집에 밥 숫가락이 몇개인지까지 알 정도에요"라며 "하나님께서 신앙의 청정지대처럼 구별해놓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삶의 깊숙한 부분'을 놓고 기도 드리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의 눈물의 기도'가 있다고 했다. 최 목사는 또한 "중심에 예수가 있으면 용서할 수 없는게 없고 해결될 수 없는게 없다"며 "그 단순한 원리가 거추장스럽게 치장이 된 것이 안타깝다. 예수의 이름 하나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 성도들은 문제가 생기면 기도로 돌파한다. 이곳에는 많이 배운 사람이 없고 자신의 지성이나 경력이나 스펙, 그동안 일궈놓은 부와 명예를 의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나님 외에는 의지할 것이 없다"며 "제가 신학대학원 다닐때 한 교수님이 '우리가 사는게 다 하나님의 은혜지요'라는 말을 수업시간에 많이 했다. 그래서 제가 그 얘기를 남대문선교회 성도들에게 했을 때 전부 목을 놓아 울었다. 지나온 삶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은혜거든요. 이분들이 간절하게 사모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외에는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은성 목사는 "저희는 너무 단순하다. 예수면 되고 은혜면 되고 하나님이면 충분하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의지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제일 힘이 있는게 아닌가"라며 "부흥회 강사로 온 조용기 목사님은 여기 와서 감동 받으셔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남대문성전을 세우시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위선적 경건의 문제'를 지적하며 "그럴싸해 보이는 그리스도인은 많은데 삶 깊숙한 부분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 성도들이 드물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이곳에서 감사한 것은 영적인 허세 내지 위선적 경건이라는 것이 없다. 깊히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을 뿐 아니라 삶의 문제들을 하나님 앞에서 드러내서 고침을 받고 싶어하는 열정이 제가 목회했던 어떤 현장보다도 강렬하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훈 소설가가 대담을 통해서 '오늘날은 유일신인 돈을 섬기는 세상'이라고 한 것처럼 시장도 돈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돈'이라고 하는 것을 위하여 하나님이 부수적인 도구로 쓰일 때가 많이 있다.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 보니... 큰 시험거리가 많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남대문선교회를 순수하게 지켜주셨다."
그러면서 "29년 동안 온전히 다 헌신하고 계신 분도 계시다. 남대문선교회 회장 윤인한 장로님이 그런 분이다. 이분은 어려서 머슴살이를 하다가 천억대 거부가 되기까지 신앙의 여정을 간증집회를 여러차례 다니셨다. 남대문시장에서 불이 크게 났을 때 다른 데는 다 불이 붙었는데 장로님 사업채에만 불이 안붙은 간증도 있다"며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대부분이 15~20년을 섬기셨다. 여기는 교회생활이 그냥 삶이다"고 강조했다.
남대문선교회에서 사역한지 15년이 됐다는 신단오 전도사는 IMF때 처음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은 돈도 잘 벌고 그럴줄 알았는데 그럴싸해 보이는 사람들이 예배가 끝나고 가고 난 후 그들이 앉은 방석을 보니 방석이 하나같이 다 눈물로 젖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최은성 목사는 "저도 사역하면서 밤에 자려고 하면 성도들 얼굴이 어른거렸다. 하염없이 울고 있는 모습들이... 어려움의 크기가 큰 만큼 복음이 복음되게 한 역사가 일어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드러나니 하나님의 풍성함이 덮기 시작했다. 알려지지 않은 작은 곳이지만 하나님께서 아합때에 남겨놓은 칠천인 같이 구별해놓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사님도 눈물을 많이 흘리셨겠다"는 말에 "저는 개인적으로 목회는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성도가 금식하면 목회자도 같이 금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하나님 앞에 구별해서 금식하면 성도들도 같이 금식한다. 또 성도들이 누가 금식한다고 하면 같이 기도를 한다. 주님의 마음이 그런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목회를 하며 신앙생활을 하며 타자를 향한 시각이 열리는 것이다. 예수 십자가를 경험하고 나면 주님께서 주목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 시선이 불타오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로몬의 재판 그 말씀처럼 이 아이의 진짜 엄마는 마음이 불붙는 것 같지만 가짜는 반 쪼개도 되는 것이다. 성도들 안에 다른 사람의 아픈 것을 보면 불붙는 마음을 갖는다"며 "성도들 중 한분이 척추에 암이 생겨서 신단오 전도사님이 금요일마다 병원에 심방을 가는데 전이가 됐다. 신 전도사님이 헌금과 함께 기도제목을 올리는데 기도제목이 '아무개 성도, 살려주십시오'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최은성 목사는 "한국교회가 많이 식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 앞에 불붙는 마음으로 선 사람들이 있고 어려움을 보면 견디지 못하고 불붙는 마음을 갖는 이분들을 보며 힘을 얻었다"고도 했다.
그는 "여기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올해 부흥회 때 있었던 일을 간증하기도 했다. 올해는 최일도 목사가 부흥회 강사로 초청됐는데 그 소식을 극동방송을 듣다 알게된 한 시각장애인 청년이 인천에서 혼자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 청년은 지적장애까지 있어서 평생 한번 혼자서는 나가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서울역까지 혼자 오고 서울역에서는 예수 안믿는 청년이 남대문선교회까지 데려다줘서 거기까지 올수 있었다. 그런데 도착하니 부흥회가 끝난 이후였다.
최 목사는 "'예배 끝났습니다'하고 보낼 법도 한데 성도들이 밥을 준비해서 그 청년 먹일 준비를 했다.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이 청년의 어머니는 공장에 나가면서 밥을 차려놓고 나가는데, 이곳 성도들도 아이들을 집에 혼자 두고 나온 경험들이 있으니 이 청년을 보고 더 마음 아프게 생각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교회에서 어려운 사람이 오면 거져 보내는 법이 없었다. 손수 먹을 것을 준비해서 먹여 보내고 구제비를 얼마 지워 보내는 뜨거운 마음이 있는 분들이시다"며 "아브라함과 같이 객을 대하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목회자로서 부끄러움이 느껴지고 이들과 함께 가는 것이 감사하다. 젊은 목사가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는 매일 아침마다 애찬이 있는데 장사가 잘 안돼서 밥을 못 먹는 분이 계셔서 자원해서 밥을 해오시고 반찬도 해오시기도 한다"며 "또 이곳에는 마음이 높은 사람이 아무도 없고 누군가의 아픔이 내가 언젠가 겪었던 아픔이라 '상처입은 치유자'들이다. 모두가 다 상처입은 치유자같다. 그래서 그 누구의 실패도 담아주지 못할 품어주지 못할 실패가 없다. 다 넘어져봤고 도움 받아봤으니까"라고 말했다.
최은성 목사는 목회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목회를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문턱이 낮은 목회'라고 대답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도들을 지키기 위해서 교회가 문턱이 높아져 어느때부턴가 어려운 사람,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이 못들어오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가난한 사람, 못배운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도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인가 물어야 할 것이다. 야고보서에 보면 가난한 사람은 저구석 앉아있고 부유한 사람은 환영한다는 지적을 오늘의 교회가 되새겨야 할 것이다"며 "이곳에는 부유함을 이룬 사람도 있고 가난함에 허덕이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한 영혼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한 영혼의 가치를 아는 곳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구가 진동하면 우리나라가 진동하지 않겠는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진동했던 그런 시대가 되게 해달라고 하는 소원함이 있다"며 "그럴려고 남겨놓은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