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교계 인사 15인이 한기총 성토 모임을 가졌다. 가운데 앉은 인물이 통합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

통합측 사무총장인 조성기 목사가 최삼경 목사를 이단 해제하기 위한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조성기 목사는 9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교계 인사 14인과 함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대해 성토 모임을 비공개로 가졌다. 헌데 문제는 한기총에 대한 비판 여론에 편승해 최근 한기총 질서위가 삼신론 월경잉태론 문제로 ‘이단·신성모독’ 규정한 최삼경 목사를 비호하려 한다는 것.

▲조성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조성기 목사는 이날 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대체 질서위가 뭐냐”며 “최삼경 목사는 한기총 이대위에서 십수년간 일한 최고의 이단전문가”라고 했다. 그는 또 “빠른 시일 내에 이대위가 구성돼 있는 교단의 총무와 이단대책위원장 연석모임을 가져서 한기총의 이단 문제에 대해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이날 모임에 대해 교단들의 모임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참석한 15명의 인사들 중에는 총회장이나 총무가 아닌, 교단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조성기 목사가 최삼경 목사를 비호해온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는 과거 한 교계 모임에서 최삼경 목사의 신학사상에 대한 통합측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임원회에서 세 번에 걸쳐 ‘이상 없음’ 결론이 났다”고 했었다. 하지만 당시 최 목사는 월경잉태론 이단 사상을 주장했다는 혐의로 교단 내 특별조사위의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동 조사위는 아직 결론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알고도 그렇게 말했다면 공식석상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고, 모르고 그렇게 말했다면 교단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 직무유기하거나 무지했던 것이다. 어느 쪽이든 교단 사무총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언사였다.

또 최근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기총 질서위가 최삼경 목사를 ‘이단·신성모독’ 규정한 뒤 통합측이 발표한 반박 성명도 조성기 목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조 목사는 임원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총회장에게 통보만 한 뒤 성명서를 발표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 교계 인사는 “조성기 목사는 예전부터 최삼경 목사와 막역한 관계였다”며 “최근 조 목사가 몇몇 교계 인사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그 안에서 최 목사를 비호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성기 목사 등이 11월 24일 모임을 가진 장충동 모 호텔은 국내 최고급으로 손꼽히며 조찬뷔페 가격만 1인당 5만원이 넘는다. 호텔측에 문의한 결과 예약은 조성기 목사 이름으로 돼 있었으며, 조찬 후 호텔을 나서는 참석자들의 손에는 책이 든 종이가방도 들려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고 있는 교계의 여러 분쟁들에 통합측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기총이 11월 24일 열기로 했던 임시총회를 취소한 데도 조성기 목사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조성기 목사의 주도로 몇몇 인사들이 모여 “임시총회를 파행시키자”는 논의를 했다는 것.

그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임시총회가 열리면 지난 정기총회 때처럼 또다시 강단을 점거하고 총회 장소를 원천봉쇄하는 등 여러 추태를 보여 한기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한 한기총 임원은 이에 대해 “우리도 역시 그같은 소식을 입수했다”며 “이에 임원회에서 모든 이들이 경찰 입회하에 총회를 여는 등 강력히 대응하자고 했지만, 길자연 대표회장이 ‘음해하고 해치려 하는 자들에게 말려들지 말자’고 해 총회를 연기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월 15일 예정됐던 실행위원회가 취소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알려졌다.

조성기 목사가 이처럼 한기총 지도부를 비토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표면적 이유는 정관 등 개정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다. 조 목사는 지난 실행위에서의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개정을 논의하던 당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정관 등은 축조심의 뒤 표결에 붙인 결과 총 143명 중 찬성 121명 반대 12명으로 통과됐었다.

하지만 조성기 목사의 그같은 명분 이면에는 “한기총 총무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說)이 파다하다. 조 목사는 내년에 교단 사무총장 임기가 만료된다.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를 당선시킨 뒤 그 여세를 몰아 한기총 총무직을 노린다는 것.

그는 지난해 12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와 관련해 통합과 합동의 대결 국면이던 당시, 길자연 목사가 시무하는 왕성교회에서 설교했는데, 그때도 이와 관련해 차기 한기총 총무직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성기 목사를 만나 이같은 여러 의혹들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11월 24일 오전 서울 장충동 모 호텔을 찾았던 당시, 조 목사는 교계 인사 10여명과 이 호텔 식당에서 3시간 가까이 조찬을 함께했다. 함께 자리한 이들은 한기총 비판 성명을 주도한 몇몇 교단 인사들이 주를 이뤘으며, 최근 잇따라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맨 마지막으로 나온 조성기 목사는 기자를 보자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자네는 여기 왜 왔나”라며 “부르지도 않았는데 여기 있는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기자가 “한기총 총무직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과 사전 모의를 통해 한기총 임시총회를 파행시키려 했다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조 목사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 명예훼손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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