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올해 동계훈련 기간을 1개월 앞당기고 훈련 규모도 최고 수준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일 "최근 북한군 동계훈련에 상당한 변화가 있다. 오늘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도 이런 내용이 보고됐다"며 "동계훈련 초기 단계임에도 훈련이 이례적으로 활발하다. 군 당국이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북한군은 12월초부터 소부대 단위로 동계훈련을 시작해 1월에 대규모 훈련으로 전환해 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군은 11월 중순부터 대규모 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동계훈련 시작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AN-2 수송기를 동원해 특수전부대의 공수낙하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빈도도 예년보다 20여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10년간 최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AN-2는 화물 3.4t이나 10여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AN-2를 330여대 보유하고 있다. 이착륙 거리가 짧아 대남기습공격을 할 경우 장사정포와 더불어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때문에 북한군은 전시를 대비해 AN-2에 특수전부대를 태워 우리 군의 후방에 침투해 파괴공작을 펼치는 훈련을 중요시 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수훈련 참가 부대들이 북한 특수전부대다. 전시 기본임무를 위한 숙달훈련이라고 본다"며 "AN-2는 전시에 북한 특수부대를 태우고 저고도로 침투해 후방교란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중시하는 포병전력도 훈련 강도가 높아졌다. 군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2배가 넘는 포병부대가 동원돼 야외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훈련은 통상 1월은 돼야 실시했는데 올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7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지상 특수부대에 해상임무를, 해상특수부대에 공중침투 임무를 부여하고 실전적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북한은 유사시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방사포 전력도 확대하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까지 420여문의 각종 방사포(다연장로켓)를 새로 배치하면서 이 중 200문을 전방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북한군은 방사포를 1년여 동안 사단급 부대에 주로 배치했고 사격훈련도 실시했다"며 "올해 새로 발견된 300㎜ 신형 방사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최근 급격한 군사적 변화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하고 현지 훈련지도를 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불시에 군부대를 소집한 뒤 훈련 실적이 저조한 부대 지휘관을 보직해임하고 부대를 해체하는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정보자산을 통해 면밀히 감시한 결과 전쟁 징후는 없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접경지역에서의 포격 등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북한의 움직임을 24시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우려는 앞으로 김정일 탈상(17일)이 지나서 북한의 위협 수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며 "그래서 동계훈련을 강화하는 게 아닌가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움직임에 대해 군 관계자는 "동창리 로켓 발사장은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핵탄두 소형화는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