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동네 작은 교회' 김종일 목사는 인터넷 게시판과 SNS을 활용해 소그룹을 모집하고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도들을 접촉, 서울 방배동에 20명 단위 교회 5개를 개척했다. 건물 없이 사람에 집중하고, 주중에도 활발한 모임으로 지역을 섬기며 자급자족 구조를 빨리 확보해 '작게 생존하는 교회'를 이뤄냈다.
#사례2. 담임목회자의 은퇴를 수년 앞두고 깊은 침체에 빠져있던 '안성 J교회'는 6개월간 제자양육, 전도세미나, 전도 특공대 훈련 및 실습, 전도 특새 등 전도프로그램으로 성도들의 심령에 불을 붙였다. 먼저 성도들의 심령에 부흥이 찾아오니 가족, 친구, 친척과 지역사회를 전도하며 교회가 회복되고 성장했다.
#사례3. 김포 신도시 부근 '희망의교회' 박성철 목사는 오랜 침체로 목회자가 사임한 작은교회 건물에서 독거노인 5가정과 교회를 시작했다. 박 목사는 선교지 영성으로 사례비, 사택 없이 교회 교육관의 허름한 방에서 지낸다. 개척 후 지금까지 3개월간 전도사역뿐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독거노인 성도들을 위한 목욕봉사도 했다. 직접 빗자루를 들고 동네 마당도 쓴다. 생활비, 사역비는 인도 선교사 시절 알던 페이스북 지인들로부터 십시일반 지원받는다.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한국교회의 대안은 무엇인가. 그 대안이 정말 한국교회에 희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월드디아스포라포럼(WDF)은 4일 동숭교회 안디옥홀에서 열린 한국 대안교회 포럼에서 '한국교회의 희망과 대안'을 화두로 던졌다.
기복신앙, 교권주의, 도덕적 해이,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세습 등 한국교회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 수많은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가 있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이 가운데 이번 한국대안교회포럼은 넘쳐나는 전도 이론과 대안을 또 한 번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발표자들은 세이비어교회, 닐 콜의 유기적 교회, 153교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후, 다양한 상황에 맞게 건강하게 자라는 개척교회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교회가 성경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반적인 해법을 이야기하면서도, 참석자들에게 '정말 놀라운 복음의 능력에 의지하고 있는지', '아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긍정과 열정을 불어넣었다.
1부에서는 손윤탁 남대문교회 목사의 환영사에 이어 WDF 국제대표 오상철 박사(연세대 글로벌신학대학원 교수)가 '한국교회 희망과 대안', 유성준 협성대 교수가 '한국교회 대안모델로서의 세이비어 교회', 심경보 태국 선교사가 '닐 콜의 오가닉 교회 운동', 오규훈 장신대 교수가 '21세기 한국교회의 혁신과 목회적 대안: 153교회'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2부에서는 WDF 총무 박성철 목사가 '개척교회 대안 강의-희망의교회 이야기'에서 교회 모델을 제시한 후 패널토론을 했다.
오상철 박사는 이날 "한국 경제의 어려움이 한국교회의 목회자 수급문제, 돈의 흐름에 지배되는 교회와 선교단체 지도자 문제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교회의 재정 후원을 의지하지 말고 평신도 후원자가 스스로 돕게 하거나, 기도하며 하나님의 공급을 받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일부 한국교회 영적 지도자들의 문제 등이 SNS를 통해 단시간 세계로 퍼지며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며 "성령이 주시는 내적 기쁨과 평화의 힘으로 희망의 언어를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목회자의 정직성과 투명성을 위해서는 "한국교회 중심에 있는 목회자가 정직하고 겸손하며 돈에 깨끗해서 생활의 모범이 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지난 10월 WDF 차세대포럼 이후 회원들이 사역 현장으로 가서 일대일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다음세대를 멘토링하여 한국교회를 이끌 영적 지도자로 세우는 것보다 더 큰 희망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이론이 부족하거나 정보가 취약한 것이 아니라, 현장으로 들어가 실천이 부족하다"며 "결국 교회 성장은 프로그램으로는 안 되며 우리의 삶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상철 박사는 "지금 한국교회는 어떤 이론보다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누구든지 실천하고 행동하는 분이 한국교회에 희망을 실천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WDF의 실천적인 희망 과제로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 멘토링 실시 ▲2015년 한국교회 실태조사 실시 ▲디아캐스트 방송국 운영 ▲닐 콜, 153교회, 세이비어교회, 희망의교회 사례를 통한 교회 본질을 찾고 실천적 과제 수행 ▲교회의 공적신학 적용 ▲2016년 1월 18일부터 20일 연세대학교 국제 송도캠퍼스 GIT에서 월드디아스포라포럼 개최 ▲세계시민 교육 ▲이주자 및 유학생 양육 등 8가지를 소개했다.
이날 유성준 교수는 영성과 삶, 사역의 철저한 균형을 강조하는 세이비어교회를 한국교회 미래 목회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오늘날 한국교회 현실에서 이러한 신앙훈련을 목회에 적용하는 것은 외로운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포기하게 하려는 합리주의, 조급주의, 성과주의와 싸우고, 서열주의, 성공지상주의 제도적 관습의 벽을 허물어 실천 의지를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또 "참된 교회는 리더로부터 시작하는데, 참다운 사역자가 되려면 성서적 교회, 참된 교회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한다"며 "참된 교회는 독립성을 가지고 지상명령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영성과 사역으로 선교적 열매를 맺는 교회"라고 설명했다.
심경보 선교사는 이날 "교회는 근본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며 오가닉교회(유기적 교회, 교회 3.0)의 다양한 특색을 소개하고,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심으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자라나 스스로 번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교회 배가운동의 핵심은 결국 목회자 등 교회 리더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는 "그리스도의 몸 된 세포 하나로부터 시작해 교회 전체적인 체질 변화를 이뤄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DNA, 곧 신성한 진리(Divine Truth)·사랑의 관계(Nurturing Relationship)·사도적 사명(Apostolic Mission)이 깊이 뿌리내린 건강한 제자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규훈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사회의 성장과 함께 교회도 성장했지만, 사회와 동일하게 교회도 엄청난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이미 세속적 문화가 많이 들어와 복음의 영향력을 잃었고, 시대적 가치를 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선지자적 기능을 상실했다"며 "지금은 권위적 리더십이 아닌 셀프 리더십이 필요하며, 힘 있는 교회가 아닌 85%의 작은교회가 변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교회의 대안으로 수도원 공동체의 의미를 추구하는 153교회를 제안하고 "150여 명의 공동체 교회를 소신 있게, 행복하게 목회하다 보면 교회가 건강해지고,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성철 목사는 이날 작지만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선교 공동체로 성장하고 있는 개척교회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을 고비들을 넘기면서 깨달은 것은 목회자의 삶이 연약한 자, 소외된 자, 병든 자와 동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와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면서 "영혼들을 위해 낮은 자리로 내려가 실천하는 목회자가 진정한 리더가 되고 한국교회를 구출하는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DF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대안들을 정리해 내년부터 각자 사역 현장에서 대안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포럼은 한 번으로 끝나며, 이후부터는 대안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발표하고, 이를 평가, 점검, 개선해나가는 정기모임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