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톨로뮤 1세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와 두 교회의 연합을 위한 헌신을 다짐하는 공동 선언서에 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터키 방문 일정 가운데 성사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간 연합 예배 이후 두 지도자는 이들 교회를 분열시켜 온 장애물을 뛰어넘어 일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는 지난 1054년 교황의 지위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교류가 중단되어 왔다.
이날 이스탄불 성 조지 대성당에서의 예배가 끝난 후 이들은 선언서에 서명하며 "우리의 주님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뜻하신 바에 순종하여 성도의 온전한 하나됨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특히 가톨릭 성도와 정교회 성도들 간의 연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증진할 것을 진실되고 견고한 결단과 함께 천명한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또한 이슬람국가(IS) 등 근본주의 세력의 강성으로 고통 속에 놓인 중동 기독교인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중동 기독교인들이 처한 급박한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예배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의 기독교인 난민들을 직접 만난 것으로도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터키 방문 기간 동안 'IS를 비롯한 근본주의 테러 세력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종교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해 왔다.
그는 터키 방문 첫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대통령궁에서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종교 지도자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 비난할 의무가 있다"며 "이슬람의 지도자들은 이슬람의 이름으로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IS를 규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군사 행동만으로는 IS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IS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교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키는 인구 99%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이자 IS가 활개를 펼치고 있는 이라크·시리아 지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교황 방문에 앞서 그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이 이번 방문을 진행한 것은 가톨릭과 이슬람 사이의 화합을 위한 시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황은 실제로 이번 방문 기간 IS의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이슬람과의 화해를 향한 의지를 행동으로 드러내 보였다.
그는 29일 이스탄불 최고 이슬람 권위자 라미 야란과 함께 17세기에 건축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에서 2분간 공동 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