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를 대표해서 바티칸에서 개최 중인 성(性)과 결혼에 관한 종교 간 회의에 참석 중인 러셀 무어(남침례교 종교와자유위원회장) 목사와 릭 워렌 목사(새들백교회)가 성경적 성과 결혼에 대한 진리를 뒤흔들고 있는 오늘날 '성 혁명(Sexual Revolution)'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교황청 산하 가정위원회, 종교간대화위원회, 그리고 교회일치위원회가 17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공동 주최한 이 회의는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성에 관한 국제 종교 간 콜로키엄(An International Interreligious Colloquium on The Complementarity of Man and Woman)'이라는 정식 명칭 하에 전 세계 전 세계 23개국, 14개 종교를 대표하는 30여 명의 종교 지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무어 목사는 회의에서 "서구 문화는 지금 더욱 단순한 개념의 성과, 동거, 이혼, 가족의 재정의, 낙태할 권리를 성 혁명의 산물로 기념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성 혁명은 자유와 해방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고 또 다른 형태의 가부장제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성 혁명이 '권력, 특권, 개인의 쾌락에 근간을 둔 다윈주의적 판타지의 추구'를 통해 특정 집단에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종교 간 회의는 전통적 성과 결혼을 수호하기 위한 종교 간 논의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로 개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회연설을 통해 이번 회의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했다.
교황은 "지금은 강력한 가정이 필요한 때이며, 한 남성과 한 여성이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천명한 뒤, 모인 지도자들을 향해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성이야말로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며 우리 인간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일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습득하는 일의 출발점이다"고 밝혔다.
워렌 목사는 이 자리에서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면에서 생명, 성, 결혼에 대한 논의의 핵심은 사실상 리더십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누가 이 논의를 이끌어 갈 것인가? 교회가 사람들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교회가 사람들을 인도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교회가 성 혁명을 따라가고 이러한 세상의 문화에 저항하는 증인이 되지 못한다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교계에는 사람들을 전도하기 위해서 성과 결혼 문제에 타협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화가 퍼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 대해 교황은 "지금 이렇게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성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이 국제적인 회의에 함께 모인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지메이슨대학교 법학과 교수인 헬렌 알바레 박사는 "결혼관은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종교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이번 회의는 문제에 대해서 보다 광범위한 종교 간 논의의 장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