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아래 첫 원정경기에서 요르단을 꺾고 승리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에 터진 한교원(24·전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0월 국내에서 파라과이(2-0 승), 코스타리카(1-3 패)를 상대로 데뷔 무대를 가진 슈틸리케 감독은 첫 원정 평가전에서 승리를 맛보며 중동 원정 2연전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부임 후, 2승(1패)째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6위인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요르단(74위)을 꺾으면서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중동국가에 대한 적응력과 자신감을 키우면서, 요르단과의 상대전적도 3승2무가 됐다.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통산 세 번째 K리그 우승에 공헌한 미드필더 한교원은 A매치 4경기 만에 데뷔 골을 터뜨려 겹경사를 누렸다. 전방에서 적극적인 압박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무난했다.
이날 경기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박주영(29·알 샤밥)의 대표팀 복귀전으로 관심을 끌었다.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원정을 통해 처음으로 소집한 박주영을 선발로 최전방에 배치했다.
김민우(24·사간도스)와 한교원이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맡았고, 중동파의 주축이자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리는 남태희(23·레퀴야)와 조영철(25·카타르SC)이 중앙 미드필더에 섰다. 남태희는 슈틸리케 체제에서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한국영(24·카타르SC)은 포백 앞에서 일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를 맡았다. 파트너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결장했다.
포백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박주호(27·마인츠)·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차두리(34·서울)가 섰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정성룡(29·수원)이 골문을 지켰다. 요르단의 공격이 무뎌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몇 차례 빠른 판단과 선방은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요르단은 예상대로 '선 수비·후 역습'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박주영을 비롯한 공격진이 끊임없는 로테이션을 통해 공간을 만들며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요르단의 역습이 매서웠다. 전반 11분 수비수 김영권이 왼쪽 진영에서 무리하게 공을 빼앗으려다가 공간을 내줘 위기를 맞았다. 아흐마드 하옐의 헤딩슛이 골대에 맞고 나와 다행이었지만 사실상 실점이나 다름없었다.
공수에서 기성용(25·스완지시티)의 공백을 절감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경기를 조율한 플레이메이커가 보이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일차 압박을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차두리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오른쪽을 공략했고, 공격진과 조화를 이뤘다.
전반 34분에 균형이 깨졌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한교원이 몸을 날리면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요르단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1-0으로 전반을 끝낸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양쪽 풀백을 교체했다.
차두리를 대신해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를, 박주호를 대신해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을 투입했다. 또 조영철을 빼고 장현수(23·광저우 푸리)를 넣었다.
다양한 선수를 살피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엿보였다. 후반 20분에는 첫 골의 주인공 한교원을 불러들인 후, 이청용(26·볼턴)을 투입했고, 26분에는 손흥민(22·레버쿠젠)까지 넣었다.
박주영을 최전방에 세운 가운데 손흥민과 이청용을 좌우에, 남태희를 2선에 배치해 막강 공격조합을 가동하며 효과를 봤지만, 후반 34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윤석영의 크로스를 이청용이 헤딩슛으로 연결해 요르단의 골대를 때렸다. 1분 뒤에는 박주영과 손흥민의 감각적인 패스 플레이로 요르단의 수비진을 허물었다.
그러나 추가골은 없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8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