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월드컵 이후 힘든 기간이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추스렸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약 5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수문장 정성룡(29·수원)이 앞으로에 대한 각오와 함께 지난 시절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정성룡은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출국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이 끝나고 힘든 시기도 분명히 있었지만 힘들었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추스렸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가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골키퍼 정성룡의 부진도 한몫했다. 정성룡은 러시아·알제리와의 1·2차전에 나서 5골을 실점했다. 특히 알제리전에서만 4골을 내주면서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월드컵 이후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김승규(24·울산)에게 물려줬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의 신임을 얻고 어렵게 기회를 잡은 정성룡은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는 데에 감사드린다. 선수는 다른 말보다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체제 아래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던 정성룡이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다르다. 도전자의 위치에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첫 훈련부터 소리 질러가면서 앞의 수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겠다. 다른 것보다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개인적인 것보다도 팀이 좋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됐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힘들었을 때 자신을 추스렸던 방법에 대해 그는 "항상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운동장에서 흘리는 땀 한 방울 한 방울을 소중히 생각했다"면서 "스스로 준비되지 않고서는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없다는 생각에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밖에서 바라본 대표팀에 대해서 그는 "맨 뒤에 있는 골키퍼로는 앞에 있는 수비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조직적인 것은 물론 전체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나 역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