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인 박영선 의원이 강연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정치윤리와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제12회 에큐메니칼 신대원연합 공동수업 세번째 시간인 10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인 박영선 의원이 초청됐다.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경동교회 장공채플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강의에서 박영선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관해 말하며 "5.19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해서 세월호 사건이 정치화되기 시작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시점에 이 사건에 대해서 같이 동조를 하게 된다. 그러나 대통령의 눈물에 대해서 진실하지 않다 생각하는 세력들은 이 담화가 오히려 6.4 지방선거를 향한 선거용이다고 생각해 국민을 가르는 지점이 된다"고 보았다.

또한 "지난 5월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조광작 목사가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은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하는 얘기를 듣고 저부터도 목사님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생각을 했고 한편에서는 목사님 얘기가 맞는 것 아니야 하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됐다"며 "그 다음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조광작 목사님 발언에 대해서 같은 흐름의 이야기를 한다"며 주호영 의원, 심재철 의원의 문제가 된 발언들을 소개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의사자 지정 요구했다', '세월호 지긋지긋하다', '세월호 때문에 국가 경제가 죽었다', '숨진 아이들로 장사한다', '단원고 학생들 대학 특례 입학' 등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대대적을 뿌려지기 시작한다"며 "6.4지방선거때는 이런 메세지가 막판에 조금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왜 저런식으로 끌고가나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 훨씬 많았는데 7.30재보궐선거를 앞두고는 카톡 메세지가 50세 이상의 국민들에게는 정설로 받아들여져 철저하게 세월호 사건이 정치화되고 심리를 이용하는 선전전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대량메세지를 누군가 발송하며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객층들을 모으는 것이다. 대입을 앞둔 자녀를 둔 주부들은 '단원고 아이들이 특례입학을 해?' 하며 (그런 메세지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며 "학술적으로 말하면 '동조성 편향'이 대입되는 것이다"며 "동조성 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맞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심리학자 레이몬드 니커슨의 말을 인용하며 "동조성 편향 때문에 온갖 마찰과 논쟁, 오해의 중요한 부분이 형성되는 것"며 "찬반논쟁이 생길 때는 사건이 정치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는 논쟁을 만드는 세력이 있는 것이다. 이때 정말 중요한 것이 목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의원은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분들이고 정의와 순수함이 있다는 일반 사람들의 생각들이 있다"며 "이렇게 찬반논쟁으로 갈때 그 사회의 목회자들이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규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갖느냐, 설득하는 능력을 갖느냐 그것이 참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중세기 목회자의 역할을 현대 목회자의 역할과 비교해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정의한 울리히 벡이 분류한 '위험사회의 특징'을 소개하며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위험의 분배 및 성장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며 "주로 저소득층인데 이런 사람들을 누가 지켜줘야 할 것이냐" 질문하며 "여러분들한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이라는 자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집단에는 유리할 수 있고 어떤 집단에는 불리할 수 있다"며 "세월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고 이러한 위험군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구출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이고 목회자라는 것을 얘기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비정치적 이슈의 정치화'는 울리히 벡도 위험사회의 특징으로 분류한 것으로 박 의원은 "위험사회의 위험 요소라는 것은 다 정치화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의원은 "세월호 사건에서 기독교에 있어서 아쉬웠던 것은 우리 국민이 존경하는 목사님이 좀더 많이 계셨으면 그 울림으로 비정치적 이슈를 정치화하는 걸 막아내지 않았을까 한다"며 "8월 14일 프란시스코 교황이 한국에 왔을때 온 국민이 열렬히 환영한 것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 마음 속에서 그런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12회 에큐메니칼신대원 연합 공개수업 세번째 시간은 현직 국회의원이 초청돼 강연과 대담 후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21세기 사회에서 점점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힐링을 해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21세기는 산업적으로 보면 힐링산업이 발전하고 스포츠도 마음을 위한 받을 수 있는 산책 등의 힐링 스포츠가 각광을 받는다"며 "다른 사람에게 힐링해줄 수 있는 직업군 중 대표적인 것이 목사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할은 더 확장되고 중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기독교도 중심이동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고 말하며 "아이를 돌보고 여러 저소득층 복지사업도 중요하지만 상담해주고 얘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목사님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박 의원은 또 "가톨릭과 기독교(개신교)를 제3자적 관점에서 보면 상담이나 다른 사람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는 부분에 있어서 기독교가 그런 부분에 약간 소홀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며 "대한민국 기독교가 이번 사건을 치루면서 국민들로부터 굉장히 기억에 남는, 국민들을 치유해주실 수 있는 말씀을 해주신 목사님이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 같은 경우도 물론 신부님마다 다르지만 상징적으로 종교가 해야될 일이 무엇인지 메세지를 강하게 심어줬다는 인상을 남겼다"며 "그런 면에서 신학 공부하시는 목회자님들께서 피폐해져가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정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줄 수 있는지 좀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의원의 강의 후 이어진 대담은 공동수업을 주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원장 이근복 목사) 배경임 부장의 사회로 박영선 의원과 프레시안 홍기혜 편집국장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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