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지금과 같이 동성결혼 반대자들이 '호모포비아'로 몰리는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동성결혼 합법화와 종교자유는 공존할 수 없다고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가 주장했다.
프린스턴대학교 법학 교수인 로버트 조지(Robert P. George) 박사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Institute on Religion and Democracy) 컨퍼런스에서 "동성결혼 찬성자들은 반대자들의 종교자유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동성결혼 찬성자들은 반대자들이 선의를 지닌 합리적인 사람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예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일반적인 추세가 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차별주의자나 사회적 증오 조장자라는 원치 않는 꼬리표를 달게 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동성애를 죄라고 믿고 있는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적인 제지까지 당하고 있다.
조지 박사는 이러한 상황들은 요컨대, "동성결혼 찬성자들이 결혼의 재정의에 반대하는 합리적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결혼 찬성자들의 관점에서 반대자들이 동성결혼을 지지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증오"라며, "이들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모든 주장들의 핵심은 결혼이 한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는 개념은 비합리적인 편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 체계에서는 선의를 가진 합리적인 사람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고 그는 말했다.
조지 박사는 "동성결혼 반대자를 인종 차별주의자에 빗대는 표현을 수도 없이 들어왔을 것이다"며, "그들은 선의를 가진 합리적인 사람이 인종 차별주의자가 될 수 없다고 믿는 것처럼 이러한 사람이 동성결혼 반대자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결혼 찬성자들은 결혼의 핵심을 단지 로맨틱한 감정에 기초한 교제나 결합으로만 본다"며, "하지만 결혼에서 중요한 것은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부부로서의 관계'이며, 이는 인류의 오랜 역사 동안 사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결혼을 재정의하려는 이들은 전통적인 결혼 제도를 지키려는 주장들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이를 폐기하려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 박사는 그렇기에 '종교자유를 존중하면서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이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은 두 가지 사이에 '대타협'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자유주의적 세속주의는 다른 모든 포용적 주의들과 경쟁하는 포용적 주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자유주의적 세속주의들은 자신들의 포용주의적 가치가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 수준까지만 다른 포용주의적 가치, 즉 종교자유나 관용, 다양성 등의 가치를 수용한다는 것이다.
조지 박사는 "아직까지는 미국 내에 종교주의와 같은 다른 포용주의적 가치를 수용하려는 자유주의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이들의 종교자유를 제한하는 데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 왔다"면서도, "그러나 나의 견해는 포용주의 자유주의자들은 비포용주의 자유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