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과 ㈜연극열전(대표 허지혜)의 야심찬 공동주최 연극 <프랑켄슈타인>이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10일 시작한 이 연극은 다음달 9일까지 공연한다.
- 시놉시스 -
"어느 날 밤,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형상을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갓 태어난 아이처럼 순수한 영혼을 가졌지만, 동시에 너무나 추악한 외모를 지닌 그의 '피조물 (Creature)'.
그는 창조자 '빅터'에게 조차 버림받고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배척당한다. 자신의 외모를 저주하며 인간 세상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키던 '피조물'은 숲 속을 헤매다 눈 먼 노인을 만나 언어와 문학, 인간다운 감정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노인의 가족들은 그의 추악한 외모에 놀라 그를 저주하며 내쫓고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세상에 절망한 '피조물'은 복수를 결심, 그의 기원이자 창조자인 '빅터'를 찾아가 자신을 위한 완벽한 '짝'을 만들어 달라고 청하는데..."
이 연극은 수준높은 정통 연극을 다양한 해석으로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원작에 기반을 둔 작품들이 대부분 주요 모티브나 설정만을 차용하는 최근 흐름과는 달리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공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피조물(Creature)'이 세상을 알아가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같은 피조물(Creature)의 '다층적 심리변화'에 집중한다.
가장 특색 있는 점은 주요한 남성 캐릭터를 '드 라쎄', '마담 프랑켄슈타인', '알리나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여성 캐릭터로 성(性)을 뒤집음으로써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과 그 시대에 만연한 '업적 지상주의'에 상처받은 여성을 통하여 상처받은 인물들에 대한 연민을 그린다. 원작의 주요한 메시지가 '버려진 피조물의 복수'라는 표면적 모습과 '과연 인간이 인간을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묵시록적 화두라면, 조광화 연출의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버림받지 않고, 사랑받기 위해 지독히 몸무림치는 간절함 혹은 집착'을 부각하며 관객들과의 감성적 교감을 시도한다.
본 공연은 영국에서 시작된 '프랑켄슈타인'연극의 한국 첫 공연이다.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과 영국드라마 '셜록'의 셜록홈즈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멘트리'의 '조니 리 밀러'가 출연, 그리고 인기 극작가 '닉 디어'가 대본을 맡아 2011년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 초연 당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메리 셸리의 원작소설인 <프랑켄슈타인>의 철학적 메시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닉 디어의 희곡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소설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압축하고 전달함으로써 영국 비평가 협회상,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각종 부문을 휩쓸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 최고의 연출가 조광화와 각 분야별로 내로라하는 최고의 스태프,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원작 공연에 창의적인 해석과 실험적인 도전을 더해 원작의 감동을 능가하는 보다 강력한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한국 공연 출연진 역시 작품에 최적화된 배우들이다.
연극 <됴화만발> <갈매기>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맥베스>등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힌 배우 박해수가 '피조물'로 캐스팅됐고 과학기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찬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연극 <돈 주앙> <나쁜자석>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등에서 끊임없이 연기변신을 해 온 배우 이율이 캐스팅 되었다.
'피조물'과 '빅터 프랑켄슈타인'만큼이나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배역은,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드 라쎄'와 '마담 프랑켄슈타인'이다. <고스트> <빌리 엘리어트> <헤어스프레이>에 출연하고 미국 드라마 <센스8>의 촬영을 마친 배우 정영주가 함께한다. 또한 박지아, 전경수, 이현균, 황선화, 안창환, 조민정, 장한얼, 정승준, 이민재, 박도연 등 실력파 배우들이 '배우 에너지가 예술 그 자체'임을 상기시키는 무대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