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도서정가제와 관련해 정부가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개정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21일 출판·유통계 대표들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도서정가제 관련 출판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협의를 통해 법률 규정사항을 제외한 출판·유통계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키로 합의했다. 이날 협의에는 문제부를 비롯해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인터넷서점협의회, 교보문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참여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서 합리적인 도서가격 형성을 위해 ▲출판·유통계가 공동 '자율도서정가협의회'를 구성·운영해 도서가격 및 유통비용의 거품을 제거함으로써 '착한 가격'을 소비자가 느낄 수 있도록 도서가격 안정화를 적극 추진해 가기로 했다. 또한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도입되는 11월 21일부터 발행 후 18개월이 경과한 도서는 즉시 재정가(정가변경)를 추진해 소비자의 후생을 최대화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우선 새 책이 기증도서로 편법 유통되지 않도록 중고간행물에서 기증도서를 제외해 달라는 출판계의 요청을 수용했다. 이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즉시 반영한다. 또한 간행물 판매자 범위와 관련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판매행위에 가담할 경우 판매중개자(오픈마켓)도 판매자에 해당됨을 설명했다. 문제부 관계자는 "이에 대한 법제처 법령해석을 의뢰했음을 밝히면서 만일 법제처 해석이 다르게 나올 경우 추가적인 시행령 개정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문체부는 국제도서전 등, 도서 관련 축제 기간에도 발행 후 18개월이 경과한 도서의 임의 할인판매가 불가능함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정가제 위반 과태료 부과기준도 기존 1백만 원에서 현행법상 최고 한도액인 3백만 원으로 조정하고, 이 내용이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배송료와 카드사 제휴할인이 경제상 이익에 포함된다는 규정을 시행령에 반영해 달라는 출판·유통계 제안은 법률 개정 사항이며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서점 간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문체부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출판 및 도서유통 대표들에게 오는 11월 21일로 예고된 개정 시행령 공포 후에도 시장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필요 시 최대한 신속히 시행령 개정작업 등의 제반 조치를 함으로써 도서정가제가 빠른 시간 내에 정상적으로 뿌리 내리도록 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도서정가제 개정에 따른 소비자의 부담에 대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행 가격체계상 1권당(현재 도서 평균가격, 14,678원 기준) 평균 220원 정도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