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지 41일만에 재등장했다. 조선중앙방송은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4.10.14. (사진=YTN 캡쳐)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북한 노동당 기관지 14일자 보도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등장했다. 40일 만의 등장으로 그간의 건강이상설과 달리 건강한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1~3면에 김 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거나 앉아있는 모습으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한 사진을 공개했다. 위성과학자주택지구는 김 제1위원장이 올해 1월 과학자와 기술자의 복지를 강조하며 내린 지시에 따라 3월 건설을 시작해 약 7개월 만에 완공됐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살림집(주택), 소학교, 초급중학교, 약국, 종합진료소, 위성원, 태양열 온실 등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건설 정형(실태)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셨다"고 밝혀 그가 거동에 큰 불편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앉아있는 사진을 제외하고는 그가 허리 높이의 지팡이를 든 모습이 담겨 다리 부상이 다 낫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사진 속 김 제1위원장은 그리 수척해 보이지 않았고 간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활짝 웃기도 하는 등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에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라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내각 산하 국가과학원 자연에네르기(에너지)연구소도 방문해 여러 곳을 둘러봤으며 국가과학원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앞에서 과학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의 이번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태복·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동행했으며 장철 국가과학원장과 김운기 국가과학원 당 책임비서가 이들을 안내했다.

김 제1비서가 잠행 40여일만에 공개활동을 대외적 정치행보나 군사관련 활동이 아닌 과학자들을 위한 주택지구라는 '애민(愛民)' 활동을 선택한 점도 이같은 노림수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김 제1비서가 역시 '불편하신 몸'임에도 불구하고 당 창건 기념일(10일)로 예정된 주택지구 완공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함과 동시에 지지를 얻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김 1위원장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으로 다리를 저는 모습이 포착돼 건강이상설을 낳았다. 이어 그는 9월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로는 공개활동을 하지 않아 뇌사상태 설과 쿠데타 설 등 근거 없는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번 공개활동 재개로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최고지도자의 잠행으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으론 남북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제2차 고위급 접촉의 재개 등 대화의 폭을 넓혀가는 국면과 인권 문제등 외교적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부재가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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