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 감소의 주된 이유가 '교회가 교회됨을,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됨'을 갖지 못한 정체성의 상실에서 야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에서 진행된 교회교육엑스포 2014 '이슈 컨퍼런스'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미래 창조적 교회교육의 원리'를 주제로 발제한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수석부회장 조은하 교수(목원대학교 신학대학 기독교교육학 교수)는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정체성 위기'가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의 첫번째 문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은하 교수는 "한국갤럽리서치에서 2005년 조사한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활동과 신앙의식조사'에서 비기독교청소년 및 청년(18~29)에게 '한국교회가 개인적인 영적문제에 해답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과반수가 넘는 55%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21.2%)', '그렇지 않다(33.8%)'였다"며 "이는 교회가 인생의 해답을 찾는 이들에게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2012년 학원복음화협의회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2년 한국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에서 현재 대한민국 대학생 중 크리스천은 17.2%에 불과했다"며 "크리스천 대학생이 감소하는 이유는 기득권층 옹호, 교회세습, 비리연루 등 이미지 실추 때문이 61.1%, 기독교교리만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적 포교활동이 38.8%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조은하 교수는 "대학생의 71.4%가 교회를 경험해 본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결과는 교회가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종교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출산율 감소로 인한 자연적 수적 감소'와 더불어 '다른 종교로의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또한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하 교수는 이런 위기 가운데 '가속화되어가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교회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되는지 제안했다.
먼저 그는 변화하는 미래의 새로운 동향으로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를 꼽으며 대표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현대사회의 큰 이슈는 '풍요의 사회, 아시아의 부상, 자동화 시스템의 정착'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좌뇌적 사고가 가지고 온 물질적인 풍요가 반드시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해 삶의 만족도에 대한 영역으로 관심을 증대시키게 돼, 우뇌적 감수성을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다"며 자동화 시스템 정착으로 인해 컴퓨터가 많은 일을 감당하니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카운슬링, 중재, 법정변호 등 우뇌형 사고가 필요한 서비스의 수요가 높아지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의 부상'은 '산업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배출되는 새로운 지식노동자들은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업무를 하며 단일 요소를 분석하는 업무보다는 큰 그림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그래서)즉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하지 않고는 지식근로자들의 역할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이 시대를 '하이컨셉의 시대'라며 "이 세 가지의 변화는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의 전환보다 더 빠르게 정보화 시대에서 하이컨셉의 시대로 전환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컨셉은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영역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을 의미한다"며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으로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며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는 디자인의 시대이며 스토리가 주장을 이기는 시대, 집중만으로는 안되고 조화를 이루는 시대, 논리가 아닌 공감의 시대, 유머와 놀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의미를 찾는 시대일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다니엘 핑크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 나온 내용이다.
조은하 교수는 "신학자이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렉스 밀러는 미래교회가 급변하는 문화 속에서 교회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기준을 8가지로 제시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는 민첩성, 투명성과 진정성, 결합과 균형, 복원력과 리더십, 지속가능성, 변화의 가능성을 수용하는 개방성, 접근성과 용이함, 공동의 관심사에 보조를 맞추는 협력성이라고 했다.
'투명성과 진정성'이란 어차피 인터넷상의 속도와 정보 때문에 오랫동안 비밀을 유지할 수 없으니 교회는 모든 구조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확보해야 된다는 것이고 '복원력과 리더십'은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영향력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속가능성'은 어떤 지도자 개인이나 단독의 위원회, 단일팀 혹은 단일 이사회가 성취할 수 없는 목적 등을 성취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화된 분배 권력구조를 가지고 여러 연합단체들과 다양한 가치의 헌신을 공동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조 교수는 이러한 미래를 이끌어갈 '기독교적 지도력'에 관해서는 렉스 밀러가 제시한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위한 지도자의 속성과 갖추어야 할 능력을 소개했다.
이는 '주도자의 모습에서 촉진자와 지지자로서의 지도자', '지속성과 상황의 창조자', '협력하는 지도자', '새로운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는 지도자'이다.
또한 렉스 밀러의 책 '밀레니엄 매트릭스: 급변하는 문화 속에서 교회의 미래를 탐색하다'를 계속 인용하며 교회 공동체가 '참여과 관계를 중시하는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하 교수는 또한 '문화와 영성을 아우르는 예배의 설계'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포스트모던의 특징을 아우르며 떠오르는 세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에 초점을 맞춘 예배로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머징 워십(Emerging Worship)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머징 워십을 자신의 목회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댄 킴볼은 포스트모던의 특징을 레너드 스윗과 같이 E.P.I.C 세대의 맥락에서 설명한다"며 "즉 E.P.I.C 세대이기에 경험하기를 원하고 자신의 것으로 체험하기를 원하고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수동적이고 일방적인 수여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리고 관계성을 중시하며 이미지 중심적이다"고 했다.
조 교수는 "즉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은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을 이미지나 은유로 표현하기를 원한다"며 "이러한 것들을 반영하는 예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전통 속에서 시각적, 상징적, 예전적 유산을 찾아내서 다시 그 의미를 살리고 그것을 오늘날 우리가 처해있는 21세기 상황에서 재해석해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머징 워십은 고전적 가치를 가진 믿음의 예배와 포스트모던의 문화 속에서 영적 가치와 신앙적 경험들을 원초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예배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것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조은하 교수는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교육'에 대해 먼저는 "소통, 공감, 배려, 돌봄, 연민 등의 가치들이 새롭게 인식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교육목표를 수립하고 교육내용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어 "학습이 상황 중심이 되어야 하고, 교육공간을 구축함에 있어서도 다양한 이미지와 상징들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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