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28일 오후 새문안교회에서 진행된 제51회 언더우드 학술강좌의 기조발제자로 나선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나눔국민운동 대표)는 "그리스도인들은 부지런하고 절제를 해야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가 유교적인 차세중심적 세계관 때문에 '입신양명'을 추구하다 경쟁적으로 치닫게 되고 그마저도 불공정한 경쟁이 된 한국 사회에서 '바로선 제자'로 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손봉호 교수는 "바로선 제자들은 한편으로는 열심히 노동해서 많이 생산하고 생산한 것을 절약해서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너무 가난해도 돈의 유혹에 넘어가니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가난하면 안된다"고도 말했다.

손 교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적게 쓰면 궁하지 아니할 것이다. 적게 쓰면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며 또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비 그리스도인보다 10배는 더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칼 막스에 관해 영국의 유명한 정치철학가 쓴 전기를 보면 그는 베를린대학에서 다른 학생들이 20학기에 공부할 것을 2학기에 공부했다고 한다. 칼 막스가 머리가 좋아서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것이다"며 "독일학생은 한국학생보다 7배는 공부하는 것 같다. 그러면 막스는 한국학생보다 140배 더공부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손봉호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은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근면과 절제는 기독교의 좋은 전통이다"며 "중세 때 7가지 용서받지 못할 죄, 죽음에 이르는 죄 그 중에 하나가 나태였다. 중세때는 기도와 노동 두 가지를 강조했었다. 막스 베버라는 사람이 종교개혁의 윤리에 대해서 쓴 책에 보면 종교개혁자들은 노동과 금욕(절제), 특히 세계내적금욕을 실천했다. 수도사들이 세계 바깥에 나가서 수도원에서 금욕한 것과 달리 종교개혁자들은 시장 한 가운데서 금욕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절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다보면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며 "훌륭한 사람이 돼서 군림하고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능력을 개발하고 열심히 일해서 많은 것을 생산해서 우리보다 약한 사람들 도와줄 수 있는가 하는 이게 노동해야 하는 이유가 아닌가?" 반문했다.

덧붙여 "말초적인 쾌락에 몰두하는 사회를 살면서 돈, 권력, 쾌락, 인기같은 하급가치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와 욕망에 대한 절제는 필수적이다"며 "근면과 절제는 개인의 미덕으로만 남아있을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새문안교회나 한국교회가 이것을 교회문화로 정착될 수 있으면 바로 선 제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손 교수는 "동구 공산권이 몰락한 이후 자본주의를 견제하는 세력이 없어졌다. 저는 공산주의를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본주의의 해악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데 비판세력이 없어지니 돈이 심각한 기세를 떨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공산주의 몰락한 이후 공산주의가 해야할 역할을 기독교가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에 대해서 기독교만큼 심각하게 비판할 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전세금 못내서 삼모녀가 자살하는 세상에서 어떤 전직 대법관은 5개월만에 16억을 번다. 그런 것에 대해서도 사회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5개월에 16억을 벌었다면 정의가 파괴된 것이다"고 했다.

이어 "성경에는 여러 가르침이 있고 어느 가르침은 어느 시대에 순종하기 더 어려운 경우가 있다. 고린도교회에서는 성적순결을 지키기 어려웠다. 사회가 워낙 문란해서... 일제시대에는 (우상숭배 교리를 위배하는)신사참배를 거부하기 어려웠다"며 "오늘날 가장 어려운 것은 돈에 대한 것이다. 돈의 유혹을 이기지 않고는 오늘날 순결해지기 어렵고 바로 선 제자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손봉호 교수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세상은 같지 않다. 이 말은 세상에 나갔을 때 반드시 핍박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핍박이 없다면 세상이 제자와 같든지 제자가 세상과 같든지 하는 것이고, 다르다면 반드시 핍박이 있다"며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미움을 받는다면 그리스도와 같기 때문에 받는 것인지 오히려 세상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세상이 실망하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언더우드 학술강좌는 새문안교회의 청년부가 진행해 온 강좌로, 유신반대운동으로 1977~1980년, 좌파 의식화 등의 이유로 1987~1989년 등 7년간은 열리지 못하기도 했으나 그간 선교와 전도, 기독교와 사회, 기독청년의 미래와 과제, 교회와 민중, 민족분단과 기독교, 한국교회와 세계선교 등 시대 상황에 맞는 주제로 반세기동안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동북아 청년 교류회>는 새문안교회 청년들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청년들이 교류하며 북한에 대한 생각들을 지속적이며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동북아 청년들이 함께 임진각, 도라전망대 등을 돌아보는 시간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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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언더우드학술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