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의 한 신학자가 "중동 기독교인들이 당하고 있는 박해에 대한 침묵은 나치 정권의 만행에 대한 침묵과 같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교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복음주의 신학자 중인 한 명인 에릭 머테석스(Eric Metaxas)는 기독교인들의 종교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발족된 '인 디펜스 오브 크리스천스(In Defense of Christians)'의 첫 회의에서 연설하며 "세계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미국 내 종교자유의 제한에 침묵하면 그것은 나치 정권의 만행에도 침묵을 지켰던 당시 독일 기독교인들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나치 정권에 저항했던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평전을 저술하기도 한 메터석스는 "악에 대한 침묵도 악이다"라고 했던 본회퍼의 말을 이날 인용하며 기독교인들에게 박해당하는 이들의 고통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이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침묵은 악이 더욱 힘을 갖고 퍼져나가게 한다"며, "당시 독일 교회의 민족주의는 나치 정권의 악행이 가능하게 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리스계 미국인인 머테석스는 "나는 자라면서 내가 그리스인이기 때문에 그리스 정교회 교인이라고 믿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독일인들 역시 자신들이 독일인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이기도 하다고 믿었다"며,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우리는 기독교인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기독교인으로 거듭날 수만 있다. 우리 모두는 원죄를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머테석스는 "국가나 민족에 대한 정체성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과는 다르다"며, "그 둘이 같다고 생각하면 독일에서 일어난 일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 교회는 '국가의 양심'이어야 하지만 이는 국가와 구분된 교회로서의 바른 정체성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도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국가나 민족적 정체성에 충성하기보다는 그리스도의 교회에 충성해야 한다"며, "이는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지체인 다른 교인들의 박해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어느 나라의 국민이든, 어느 민족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편, 머테석스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박해 문제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정부 정책에 의해서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제한당하고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아래서 추진되어 온 동성결혼 합법화를 포함한 결혼의 재정의와 연방정부의 낙태 시술 지원 문제들을 언급하며, "종교자유가 위협받을 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침묵하는 것이고 그것은 이러한 악에 동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독교인들이 지금처럼 입을 닫고 있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죄가 없다고 하시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