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광화문에서 세월호 가족과 연대하고 참여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은 거의 작은 교회와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만 보이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의 현장에는 대형교회 목회자와 신도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한국의 대형교회가 모이고 교회를 크게 하는데 모든 힘을 집중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은 결과, 정작 중요한 시기에 참여하고 연대하고 보살피는 은사를 다 잃은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보살핌의 은사를 요청하고 교황은 참여와 연대를 요청하고 있는데, 정작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은사는 대형교회보다는 작은 교회에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 오후 감신대 웨슬리관에서 열린 '2014 생명평화 교회론 심포지엄'에서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는 '작은교회'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초대교회가 제도의 교회가 아닌 다양하고 역동적인 카리스마로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가 발표한 주제 그대로 '작지만 다양하고 역동적인 카리스마로 생명망을 짜는 작은 교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오직 모이는 카리스마(은사)를 넘어서, 섬기고, 나누고, 참여하고, 연대하며, 지역과 마을에서는 생명을 살리고, 생명망을 짜는 이러한 다양하고 역동적인 은사가 오히려 오늘 한국의 작은 교회의 가능성"이라 했다.
이원돈 목사는 "이제 교회의 생태계가 구체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오늘날 한국 사회는 한국 교회에게 교인들끼리만 재미있게 지내기를 원하는 낡은 낱생명적 세계가 붕괴되고 가고 있다"며 "산업화 시대에 한국 교회를 주도하던 대형교회 중심의 낱교회 성장운동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급격한 쇠퇴를 경험하고 있고 오늘 근대사회와 탈근대 사회가 겹쳐지는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작은 교회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가 탄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미 작은 교회의 온생명적 연대 안에 무한경쟁을 기초로 한 산업사회의 약육강식의 모델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온생명 생태계의 가능성이 내재됨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이 목사는 "지역과 마을에서 새로운 흐름과 배치를 만들고 새로운 관계망과 생명망을 짜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타와 마을 도서관, 마을 협동조합, 그리고 어르신 쉼터 등과 같은 그동안의 지역사회 선교의 역량과 교회의 목회적, 영적 기능인 구역과 심방과 중보기도와 같은 요소를 결합시켜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를 생명망으로 연결하여 지역의 생명망을 짜자는 것"이라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지방자치 시대의 교회와 목회자는 개교회 교인과 목회자뿐만 아니라, 지역과 마을과 시민 사회로 흩어지는 교인들과 목회자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교회 조직도 개교회만을 섬기는 교회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조직으로 거듭나 에베소서가 말하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이 목사는 "이제 교회와 목회 방향도 마을과 지역사회를 강조한 생명교회로 생명망을 짜는 목회로 전환돼야 하는데, 이 생명망 목회의 첫 번째 단계는 지역 사회를 섬기는 복지선교로 출발한다"고 말하고, 이어 ▶교회학교와 마을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등을 잇는 지역 학습생태계를 만들고 ▶교회 안의 신앙적 생태계와 교회 밖 마을 생태계를 지역심방의 개념으로 묶어 영적 돌봄망을 짜며 개인과 가족을 넘어서 지역과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돌보는 사회적 기도훈련과 사회적 심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지역의 생명망을 짜는 작은교회운동이 일어나기 위해서 작은 교회의 교회와 목회의 지향이 지역 에큐메니즘에 기초한 생명망 목회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원돈 목사의 발표 외에도 "동네작은교회의 공동체적 교회개척과 분립"(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 "이웃과 함께 생명평화를 일구는 작은 공동체 섬돌향린교회"(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오는 10월 11일 감신대에서 열리는 제2차 작은교회 박람회 개최를 위한 준비적인 성격이 크다. 행사를 준비하는 생명평화마당은 "이미 첫 모임을 통해 탈(脫)성장, 탈(脫)성직, 탈(脫)성별의 가치를 갖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들의 현존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고, "두 번째 작은 교회 박람회에서는 관심사가 비슷한 공동체 상호간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 배려를 할 것이며 관심하는 주제를 더욱 구체화하여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