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목요강좌가 18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장공기념관에서 '장공 김재준 박사의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 우주적 그리스도와 생명권 정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초청 강연을 맡은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정배 교수(조직신학)는 "평소 한신 출신 선후배 신학자들로부터 장공의 신학적 깊이와 넓이를 전해 듣고 감동했다"며 "당대의 인물로서 장공만큼 민족의 문제에 천착했고 사상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이긴 했으나 기독교의 우주적 지평에 관심했던 신학자가 없었다"고 장공을 소개했다.
이어 "장공은 기독교를 하향적 종교, 곧 성육신의 종교로서 그 본질을 파악했다"며 "세상을 사랑하되 세상과 같지 않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함축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세상 안에서 세상(역사)을 위해 사는 것이 교회의 책무이나 그 본질은 위(하늘)로부터 규정되어야 한다고 장공은 보았다"며 "일체의 인간적 정치행위와 교회의 일은 같지만 달라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그럴수록 교회가 근시안적 눈을 갖고 동족을 원수로 보며 조국분단을 기정사실화하는 현실을 임종 가까운 시점까지 (장공은) 안타까워했었다"면서 "역사를 변혁시키지 못하는 기독교(교회)는 성육신에 대한 이율배반이자 자기모순이었던 것"이라고 장공의 신학사상을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장공이 빌립보서 3장 10절을 본문삼아 '범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설교한 것을 소개하면서, "장공에게 부활은 이런 우주적 차원의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가 이 땅에서 이뤄진다는 믿음의 원형적 실상이었다"며 " 장공은 이런 공동체를 상하, 좌우 그리고 동서남북 어디로도 뻗친 통전된 공동체라 하였으며, 단순히 위/아래의 구조로만 이해하지 않고 이것이 바로 부활 생명에 참여하는 길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정배 교수는 장공 김재준 목사가 3.1 운동에 대한 역사 및 그 앞날에 대해 여러 편의 글을 썼던 것을 거론하며, "이 땅의 종교들이 함께했던 3.1운동을 장공은 사랑과 희생을 실현한 민족의 번제물이라 평가했고, 민족의 부활을 위한 십자가로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장공은 3.1 운동을 단순히 독립운동만이 아닌 진리운동이라 하였고 남북의 허리가 잘려있는 한 그것은 완결된 것이 아닌 진행형이라 믿었다"며 "이런 선상에서 장공은 남쪽의 군부 독재와 북쪽의 공산독재를 동일하게 비판했고 그것을 신앙고백적인 차원에서 이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자유와 평등을 위해 종교의 벽을 허문 3.1 운동의 유산을 장공은 70년대의 민주화 투쟁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았으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 교회만이 아닌 전 국민적, 종교적 운동으로 번질 것을 바란 것도 사실"이라며 "이를 위한 한국교회의 고난을 세계교회의 보편적 고통이라 여기며 '한 몸'사상을 발전시킨 것도 대단히 의미 깊고, 결국 이런 생각들이 연륜과 함께 무르익어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로서 보편성을 지향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장공 사상 속에는 시종일관 민족과 역사의 문제가 신학적 주제였고 자유와 평등이 복음의 내용이었으며 이를 이루는 것을 기독교의 토착화라 본 흔적들이 수없이 많다"면서 "하지만 생애 마지막 시기에 이르러 장공이 역사와 우주(생명)를 통전시켜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었으니 이는 후학들에게 신학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사건으로 기억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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