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세간의 이목을 집중됐던 이른바 '해병대 운전병 성추행' 사건의 피고인이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해병대 오모(51) 전 대령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여러 사정이 쉽게 발견되는 등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판결한 원심은 파기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해병대 운전병이었던 이씨는 2010년 7월9일 늦은 밤 군 휴양소에서 술을 마시고 관사로 이동하던 당시 해병대 2사단 참모장 오 대령으로부터 4차례 강제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이씨는 곧바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긴급 구제를 받고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의병 제대했다. 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인정받아 군 복무 중 성추행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국가유공자가 됐다.

반면 오 대령은 3차례의 성추행 혐의로 군사법원에 넘겨지는 한편 내부감찰을 받은 뒤 보직 해임됐다.

이를 심리한 보통군사법원은 3차례의 성추행 혐의 중 1차례의 성추행만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고등군사법원은 징역 1년 9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신빙성이 매우 의심스러운 이씨의 진술 중 일부만을 꼽아 사실로 인정하려면 뚜렷한 객관적 정황이 인정돼야 하는데 그렇게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신빙을 의심할만한 여러 사정이 쉽게 발견된다"며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과정에서 오 전 대령은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이 그랬을 가능성이 있고, 해병대 명예를 위해 조속히 합의하고 전역하는 것이 최선의 판단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시인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명했고 재판부는 "그의 진술에 다소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게 된 고등군사법원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유력한 증거인 이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이씨와 그의 가족이 오씨를 상대로 낸 1억9000만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하기도 했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오 전 대령의 무죄 확정판결에 대해 "조사과정에서 이씨와 오씨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진술이었다"며 "국민의 인권보호와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법원이 오히려 가해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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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병성추행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