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40) 참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IS에 계속해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건은 IS가 어떤 종교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규탄하고 "어떤 정의로운 신도 그들이 어제 저지른 일과 매일 벌이고 있는 일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IS의 사상은 파탄 위기에 처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미국이나 서구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지만 진실은 그들이 이웃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으며 자신들의 공허한 이상을 위해서 노예화와 문명화된 사회의 파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고도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이 공격을 받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우리는 정의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 당국이 전날 IS가 공개한 참수 동영상이 진짜이며 살해된 미국인이 폴리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이뤄졌다.
폴리는 프리랜서 기자로 글로벌포스트·AFP 등에 시리아 상황을 보도하던 중 2012년 실종됐다. 이 영상에서 폴리는 머리를 짧게 깎고 주황색 포로복을 입고 있었으며,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중단시켜 달라"고 말했으며, 이후 옆에 있던 검은 복면의 IS 조직원이 흉기로 그를 살해한 뒤 "이 처형은 미국이 우리의 전사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선언했다.
이 조직원은 이어 다른 남성을 가리키며 그를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라고 밝혔으며, "미국 정부의 태도에 따라 그의 처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로프 역시 프리랜서 기자로 시리아 등지에서 취재 활동을 하던 중 실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폴리 가족에게 연락을 취해 애도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폴리의 모친은 언론에 "아들은 시리아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고위관리들은 최근 시리아에 미군들을 투입해 여러 무장단체들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구출하려 했으나 인질들을 찾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는 폴리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 7일 이라크에서의 공습을 승인한 이래로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해 IS가 장악한 지역에서 지속적인 공습을 단행하고 있으며, 18일에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병력과 협동 작전을 펼친 결과 IS가 점거하고 있는 모술 댐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병력에 대한 무기와 기타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S가 이라크에서 IS가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을 '집단학살'하고 있으며, 여자와 어린이들에 대한 납치, 고문, 성폭행, 노예화, 살인 등의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를 강력히 규탄해 왔다. IS는 점령 지역에서 비무슬림들에게 개종과 세금 납부를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는 주민들에게 잔혹한 방식으로 폭력과 살해를 가하고 있다.
미 전투기와 드론은 폴리의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지 수 시간 뒤에도 10여 차례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미 정부는 이라크에 300명 규모의 파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 고위관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