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복음연맹(WEA)이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박해를 규탄하고, 세계 회원교회와 국제사회에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의 신앙인들을 위한 기도와 지원을 당부했다.
제프 터니클리프 총재는 지난 8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WEA는 IS가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종교인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잔혹한 악행을 규탄한다"며, 특히 "기독교 공동체는 이라크에서 이슬람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살아 왔으며 사회의 안녕에 기여해 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인 박해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지금은 모든 신앙인들이 일어나서 이 같은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탄압에 맞설 때"라고도 촉구하면서, 세계 회원교회와 국제사회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라크의 교인들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라크의 박해받는 교인들이 지금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보호, 안전, 그리고 구호다. 수천 명의 교인들이 옷만 겨우 걸친 채로 고향을 떠나 왔다"고 말했다.
또한 터니클리프 총재는 이라크의 교인들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를 요청하면서, "WEA와 함께 이라크의 형제 자매들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주고, 모두에게 평화와 종교자유가 허락되기를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IS는 지난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을 점거한 이래로 북서부 지역 내 도시들을 차례대로 장악해나가고 있는 것은 물론 주요 발전소와 댐까지 손에 넣으면서 세를 확산해가고 있다. 이들이 점령한 도시들에서 무슬림이 아닌 소수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가하고 있는 박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따라 IS가 장악한 지역들에서 소수종교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천 년 가까이 기독교인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 온 모술에서는 IS가 도시를 점거한 이래로 기독교 인구의 95% 이상이 박해를 피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IS는 소수종교인들에게 인두세를 부과하고 개종을 강요하면서 이에 불응하는 이들에게 폭력과 살해를 저지르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참수하는 극도로 반인도적인 잔혹 행위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칼데아 정교회는 최근 CNN을 통해 IS가 이라크에서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집단학살(genocide)'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교회 측은 "IS는 비단 특정 소수종교 공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전 세계가 함께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EA는 지난 11일 뉴욕에서 이라크의 기독교인 박해 상황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과 관련해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