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사찰 시줏돈 등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남 창원의 대표적인 사찰인 성주사의 전 주지가 지난 5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이날 전 주지 A씨를 상대로 성주사 신도회 측이 주장한 횡령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A씨는 7시간 가량 조사를 마치고 오후 6시께 귀가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명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제출할 소명 자료의 진위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A씨 변호인은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A씨가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서울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또 최근 성주사 재무담당 전 종무실장 B(33·여)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성주사 사찰 통장과 개인 통장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B씨 등 나머지 피고소인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주사 신도회 측은 지난달 초께 A씨와 B씨가 사찰 회계장부를 조작해 수억원을 가로채고 시줏돈과 산행단체 회비 등을 횡령하고 잠적했다며 창원지검에 고소했다.
또 A씨의 횡령 의혹 등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며 범어사 주지스님과 부주지스님 등도 함께 고소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고소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성주사 신임 주지로 임명된 범어사 재무국장 무관스님이 성주사 진입을 저지한 신도 등을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창원지법에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도회는 범어사 측이 '객승'을 동원해 성주사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성주사 신도회 관계자는 "객승은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스님들로 성주사와 관련된 객승은 사실상 '용역'에 가까운 성격"이라며 "범어사가 이런 객승을 수십 명 모집해 물리적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범어사 관계자는 "범어사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범어사에서 성주사와 관련해 객승을 모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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