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World Vision)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단체를 통해 후원을 받아 온 지역 어린이 다섯 명이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월드비전은 현재 이스라엘 정부와 하마스 간 교전이 지속됨에 따라서 이 지역 내에서 실시해 오던 구호사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역 가운데는 자발리아(Jabalia) 여자 초등학교에서 분쟁으로 인해 고향을 잃고 난민이 되었으며 폭력에 노출되어 온 어린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러나 유엔의 난민 대피소로 쓰이게 됐던 이 학교 건물은 3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파괴되었으며, 총 16명이 죽고 13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비극이 빚어졌다. 이 학교에서의 사망자 중 한 명은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을 받던 어린이었다. 월드비전은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기 전에 모든 후원자들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어린이인 모하메드 제야드 알 라헬은 지난달 19일 폭격으로 집이 파괴되면서 자신의 방에서 사망했으며, 이 공격으로 인해 알 라헬과 같이 후원을 받고 있던 어린이 한 명이 더 목숨을 잃었다. 알 라헬의 부모, 형제와 자매, 그리고 할머니까지 일가족 모두가 아직까지도 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알 라헬의 어머니는 올해 8월에 아들이 입학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며 슬퍼했다. 이 어머니의 꿈은 자신의 아들이 자라서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너무나 불행하게도 알 라헬은 어머니의 꿈과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올해 다섯 살인 사헤르는 집이 폭파되기 전부터 월드비전의 지역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월드비전은 사헤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화와 더 밝은 미래를 소망하는 연을 날리는 행사에도 나오곤 했다며 슬픔을 전했다.
아홉 살인 무스타파 시얌은 7월 31일 숨을 거뒀다. 공습이 한창일 때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대피하던 중이었다. 시얌과 가족들은 앞서서도 한 차례 더 집이 파괴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시얌과 함께 32세인 그의 어머니와 각각 8세와 8개월인 두 여동생도 세상을 떠났다. 살아남은 가족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공습이 있을 것이란) 경고를 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다쳤다고 이들은 전했다.
시얌은 7월 초에 생일을 맞았으며 축구와 퍼즐, 보드게임을 좋아하던 또래와 다름없는 어린이었다. 시얌의 할아버지는 가족들을 잃은 데 대해서 "우리 가족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이 어린이들과 여자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는가? 가족들을 잃어 너무나 슬프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의 선임 디렉터인 메이 엘리즈 캐넌 박사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교전 상황이 하루 속히 중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이들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귀중한 존재다. 이 분쟁에 관여된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은 무고한 어린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어린이들은 말 그대로 포화 속에 갇혀 있으며 지역 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인도주의적인 재앙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했다.
4일 이스라엘군은 앞서 스스로 선언했던 7시간의 휴전을 끝내고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물품이 공급되는 것을 허용하기 위해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부터 다시 공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3일 대부분의 지상군들을 철수시켰지만 언제라도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 달여간 지속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으로 사망자 수는 팔레스타인인 1880여 명과 이스라엘인 67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는 확인된 수만 400여 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