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앙을 목숨을 걸고 끝까지 지켜 '불굴의 신앙'의 표본이 된 메리암 이브라힘과 그 가족이 미국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시에 무사히 도착해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브라힘은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고향인 수단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하다 국제사회와 세계교회의 구명 운동에 힘입어 최근 자유의 몸이 됐다. 이브라힘은 장애인인 남편을 둔 아내이자, 어린 아들은 물론 사형 선고를 받을 임신 8개월째였던 딸의 어머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살려 주겠다는 회유를 거부하고 끝까지 기독교 신앙을 지켰다.
지난 6월 석방된 이후에 이브라힘은 남편 다니엘 와니의 나라인 미국으로 향했으나 기독교식 이름을 사용한 출국 서류로 인해서 체포되었다 풀려나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지난 7월 24일 이브라힘 가족은 마침내 수단을 떠나는 데 성공했으며, 이탈리아 정부의 초대로 로마에 들러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브라힘 가족은 7월 31일 와니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 온 뉴햄프셔 맨체스터에 안착해 가족들은 물론 현지 교인들과 주민들, 그리고 수단 이민 사회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맨체스터 수단복음주의언약교회(SECC) 교인들 역시 환영 인파에 함께 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항으로 들어설 때 이브라힘은 활짝 미소를 지었고 남편인 와니는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SECC 교인들은 한달이 넘도록 이브라힘 가족이 무사히 맨체스터에 도착하기를 기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God Bless You)'이라는 글귀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고난 끝에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이브라힘 가족을 박수와 포옹으로 맞이했다.
CBS 등 현지 방송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는 이브라힘을 "용기와 은혜로 충만한 여성"으로 칭송했으며, 이브라힘은 시장과 개인적으로 면담을 가진 데 이어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방문할 때 다시금 교황과 만나는 자리에 초대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ECC 교단의 후원 교회인 베다니언약교회(Bethany Covenant Church)의 조엘 크루겔 목사는 "이브라힘과 그 가족에게 수많은 지지와 사랑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이들이 뉴햄프셔에서 안전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브라힘 가족은 맨체스터에 도착하기에 앞서 로마에서 교황과의 면담 외에도 지역 기독교인들을 만나 교제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브라힘은 "우리는 그곳에서 진정한 가족애를 느꼈다"고 밝혔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보도했다.
이브라힘이 수감되어 있을 동안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물론 국제 기독교 단체들은 적극적으로 구명 운동을 벌여 왔다. 이들은 앞서 이브라힘이 완전한 자유를 되찾고 로마로 향했다는 소식에 기쁨을 표하고 함께 기도해 준 세계 교인들에게도 감사를 전했었다.
미국법과정의센터(ACLJ)의 조던 시컬로우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이브라힘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아 준 것에 감사한다. 또한 이브라힘과 그 가족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준 센터의 후원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ACLJ는 이브라힘이 수감되어 있을 동안 미국 정부가 그의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에 나서 주기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고, 여기에는 177,000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이브라힘을 위한 기도 운동을 이끌어 온 미국 오픈도어즈(Open Doors USA)의 데이빗 커리 회장도 "이브라힘이 자유를 되찾았다는 소식은 그를 위해 예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해 온 수많은 세계 교인들에게는 기도의 응답"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세계 복음주의 교회의 지원과 연합된 기도를 촉구해 온 세계복음연맹(WEA)의 제프 터니클리프 총재 역시 이브라힘을 위한 지지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신앙으로 인해서 여전히 수감되어 있고, 박해와 차별을 당하고 있는 수많은 교인들은 아직도 기도와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세계 교회가 박해 받는 교인들의 편에 서서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