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2시 50분께 경북 청도군 운문면의 한 오토캠핑장 인근 계곡에서 한모(46·여)씨와 딸 윤모(21)씨, 한씨의 올케 한모(36)씨와 올케 한씨의 5세, 2세 두 아들 등 7명이 탄 아반떼 차량이 다리를 건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여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뉴시스

8월의 첫 주말 휴일인 2일과 3일 12호 태풍 '나크리'가 제주와 남부지방 영향을 주면서 7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기 가평에서는 물놀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고, 경북 영덕에서는 부러진 소나무가 텐트를 덮쳐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충북 청주의 한 애견센터에는 차량이 들이닥쳐 직원 1명이 숨졌고,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5명이 다치는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 '나크리'로 제주·남부 물폭탄…일가족 등 7명 숨져

3일 오전 2시 50분께 경북 청도군 운문면의 한 오토캠핑장 인근 계곡에서 한모(46·여)씨와 딸 윤모(21)씨, 한씨의 올케 한모(36)씨와 올케 한씨의 5세, 2세 두 아들 등 7명이 탄 아반떼 차량이 다리를 건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차량은 사고 후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께 사고 지점에서 2㎞ 가량 떨어진 계곡 하류의 하천보에서 발견됐지만 탐승자 7명 전원은 숨졌다.

제주와 전남 여수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낙하물로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4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전남 보성에서는 주택이 침수되면서 11세대 2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경남 거제와 김해 등에서는 20세대 32명이 일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광주에서는 전날 오후 1시께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지붕패널 15장이 주변 도로로 날아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보성과 제주, 광주, 가거도 등에서는 주택 침수 11동(보성)과 가건물․지붕 4동(제주2, 광주1, 가거도1)이 파손됐다.

강풍에 의한 변압기 고장 등으로 1만3627호(광주·전남 7012, 경남 4805, 제주 1810)가 한때 정전됐다가 응급복구됐다.

제주와 광주·전남, 경남지역 등에서 교통신호기와 가로등 24곳이 파손되고, 가로수는 48그루가 부러지거나 쓰러졌다.

■  휴가철 절정, 관련 사고 속출

휴가철이 절정에 접어들면서 피서객들의 물놀이 사고 등 관련 사고도 속출했다.

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0시 10분께 경기 가평균 설악면 북한강 인근 펜션에서는 박모(53)씨가 보트와 함께 실종됐다가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보트는 발견됐지만 박씨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 45분께는 가평읍 읍내리 하천에서 가족과 물놀이 왔던 A(9)군이 물에 빠진 것을 행락객이 구조했으나 숨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께 북면 적목리의 한 계곡에서 B(28·여)씨가 물에 빠진 것을 같이 온 일행들이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앞서 오전 10시50분께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인근 달천에서는 교회 수련회에 참석했던 고등학생 C(19)군이 물에 빠져 숨졌다.

오전 8시 55분께는 경북 영덕군 지품면의 한 야영장에서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텐트를 덮치면서 텐트 안에 있던 권모(7)군이 숨졌다. 또 권군의 누나(10)와 윤모(39)씨가 다쳤다.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이 불면서 지름 70㎝, 길이 8m 가량의 소나무가 쓰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 화재·교통사고도 잇따라

2일 오전 9시 51분께 전북 익산시 모현동의 한 아파트 김모(53)씨의 14층 집에서 불이나 입주민 5명이 다치고 60세대 주민 모두가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불은 14층 김씨의 집은 물론 윗층으로 옮겨 붙어 80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 30분 만에 진압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적 원인으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35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애견센터에서는 D(45)씨가 자신의 갤로퍼 차량을 몰고 가게로 돌진했다.

D씨는 심지어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이 불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직원 E(20)씨가 숨졌다.

불을 낸 뒤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D씨는 자신이 맡긴 고양이를 멋대로 분양해 홧김에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전 2시 25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 서부간선도로에서는 금천교에서 철산교 방향으로 향하던 쏘렌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 김모(35)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뒤따르던 차량 2대가 더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김씨 등 4명이 다쳤다.

2일 오전 3시 18분께는 울산 울주군 범서읍의 한 도로에서 운전자 F(29)씨가 몰던 아반떼 차량이 작업중인 생활쓰레기수거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옆자리에 있던 G(25·여)씨가 병원 치료 도중 숨졌고, F씨는 다리골절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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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