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religion)'는 과연 이 시대 청년들에게는 촌스럽고 거부감 드는 단어일까? 목회자로서는 파격적인 외모와 발언들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뉴욕 힐송교회의 칼 렌츠 목사가 이번에는 '종교'의 시대에 종말을 고했다.
렌츠 목사는 최근 뉴욕 데일리 뉴스에 낸 기고에서 "종교는 죽었다"며, "나는 종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종교와 관련해서는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없다. 종교는 더 이상 힘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렇기에 "우리 교회는 '종교'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며, "이런 단어로는 사람들의 흥미를 일으키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렌츠 목사는 '종교'라는 단어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relationship with God)'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며, "하나님과의 관계는 모든 것을 초월한 힘이 있다"고도 밝혔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젊은 세대 가운데 종교적으로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인구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신앙을 하면서도 교단이나 교회에 속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들의 수도 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 교회들도 '종교 조직이나 기관'으로서의 보여지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목회자들과 지도자들 가운데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종교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2012년에 미국의 젊은 복음주의 시인인 제퍼슨 버스케는 '종교는 싫어하지만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유(Why I Hate Religion, But Love Jesus)'라는 제목의 시 영상으로 교인들 간에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는 이 영상에서 "종교가 그토록 위대하다면 왜 이렇게 많은 전쟁이 종교 때문에 일어났을까? 수많은 교회가 종교의 이름으로 세워졌지만 왜 가난한 이들을 먹이지는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한 "종교는 노예를 만들고 예수님은 아들을 만든다. 종교는 우리를 구속하지만 예수님은 우리를 자유케 하신다. 종교는 우리를 눈 멀게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의 눈을 밝히신다"고 주장했다.
한편, 렌츠 목사의 뉴욕 힐송교회는 미국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교회로 손꼽히며, 교인 6천 명 가운데 대다수가 청년들이다. 힐송교회는 흡사 클럽에서의 공연과 같은 예배로도 유명하지만, 렌츠 목사의 '팝스타' 같은 자유분방함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힙합 뮤지션 같은 머리 모양과 복장, 문신 등으로 목회자의 외모에 대한 토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렌츠 목사는 또한 그 동안 교회에서 죄를 가르치기보다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는 "동성애자들을 미워하는 것은 예수님이 보이신 본이 아니다"며 뉴욕 힐송교회의 동성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