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 교회와 신학'을 주제로 진행된 기독연구원 느헤미아 긴급포럼이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김동춘 연구위원(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현대기독연구원 대표)은 '왜 개신교 신앙언어는 공공성과 충돌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하며 "이제 한국개신교는 자신의 확고한 신앙의 신념과 언어표현이 사회 일반에서 적합성과 타당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한국교회는 더 이상 사회 내의 소수종파가 아니라 주류집단이 되었고, 여론주도층으로 형성했다"며 "자기 방어적이며, 소종파적 존재/행위방식에 머물지 말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개신교의 공공성과의 충돌은 전환기 한국교회에게 요청되는 종교의 합리성과 타당성 결여에 기인한다"며 "사회의 변동기에 직면한 개신교가 주술신앙적 형태로부터 합리적인 설득에 기초한 신앙으로 전환되지 않을 때 충돌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창극 후보자의)'하나님 뜻' 발언에 대한 결론이 벌어진 것은 발생된 사건에 대한 인과론적 해석이 아닌 극단적인 섭리론적 해석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또 그는 "오늘의 사회는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도 차단막이 없으므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은 상호 교차하고 있고, 상호 교환적이 되고 있다"며 "더구나 현대 사회의 특성상 SNS를 통한 매체적인 언어전달의 신속성과 광범위함이 존재하고 있어 사적 언어를 공적 담론으로 종교적 신앙언어를 세속광장으로 신속하게 옮겨오게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구조의 특성으로 한 개인의 신앙, 더구나 그것이 개인의 사적인 신앙고백적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파급력은 엄청나다"며 "종교와 세속의 담이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종교적인 메시지가 세속의 담론의 장으로 유입되고 있고 사적인 신앙 언어가 공적매체를 통해 노마드적으로 넘나들고 있는 오늘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왜 최근 개신교의 신앙언어(혹은 개신교 문제)가 공론장에서 자주 출몰하는지 파악이 가능해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교회의 신앙언어들이 공공성과 보편 타당성으로부터 고립되어 동시대의 사고방식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적인 것과 비기독교적인 것,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교회와 사회사이의 공동의 기반들 즉 공유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종교인의 납세문제가 이슈로 등장했을 때, 목회자는 레위지파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교회에서의 목회는 돈벌이를 수단으로 하는 직업군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명에 따른 봉사직이므로 납세할 의무가 없다고 반론을 폈지만 사실 이런 논리에 수긍하는 흐름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즉 지극히 교회 내부가 논리에 근거한 신앙언어는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상당히 넌센스한 것이어서 개신교 집단이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복리와 평균가치, 그리고 사회를 선도하려는 공동의 책임의식을 전혀 갖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들의 종교집단의 권익보호에 급급한 사익집단으로 비춰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목회자의 교회 헌금 횡령을 사회법정에서 "하나님의 돈을 목사가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그것이 무슨 문제냐"는 식의 발언이나 사회법을 어기고도 마치 교회나 목회자는 사회법을 초월하는 상위의 법에 있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이나, 심지어 교회 여성도에 대한 무례한 발언 등은 사적 종교로서 기독교의 단면을 여실하게 드러내 주는 표현들이다"고 했다.
그는 "만일 예수 그리스도가 온 세상의 주님이라면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세상을 향해 들려주고, 증언하는 신앙언어 역시 게토안에 갇혀 속 좁은 배타성과 고집스러움에 매몰될 것이 아니다"며 "그리스도인의 복음논리, 즉 신앙언어는 세상 한복판에서 모든 이들의 공명(共鳴)을 불러 오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유벽한 곳에서만이 아니라 도시의 광장에서 불리어져야 하고, 골목에서만이 아니라 시장에서도 들려져야 하고, 문명과 문화의 중심에서 고백되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