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생리식염수와 비타민주사제를 혼합한 '불량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한 목사가 실형과 함께 거액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조용현)는 보건범죄단속범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목사 김모(54)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성북구 모 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하던 김씨는 '오염되지 않은 몸 상태로 돌려주는 약'을 개발했다며 2008년 11월경 생리식염수와 비타민주사제를 혼합한 'AMA'라는 불량 의약품을 4500여 만 원 상당 분량으로 제조했다.
김씨는 이 약이 몸을 태어날 때로 되돌려주면서 암으로 인해 변이된 세포도 되돌릴 수 있다고 홍보했다. 김씨는 이후 자신의 말을 믿는 신도 등에게 이 약을 건네고 판매 대금 명목으로 8300여 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교회 내 교육관에 간이침대와 적외선찜질기 등 의료시설을 갖추고 신도들에게 불법 치료행위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환자들에게 단순히 침과 주사를 넘어주는 수준을 넘어 동상 환자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무면허 외과 수술'까지 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이 같은 불량 의약품 판매와 불법 의료행위를 믿고 실제 암 치료를 받던 일부 환자들은 암 치료를 그만두고 김씨에게 의존하다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영리를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을 제조, 판매했다"며 "김씨의 행위가 환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해 그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대규모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범죄'의 양형을 엄정히 한다는 법원 방침의 일환이다.
앞서 전국 형사법관들은 인천지법에서 '전국 형사법관회의'를 열고 대형 안전사고 유발범죄를 비롯해 4대악 중 하나인 '식품범죄'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한 양형기준을 적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