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이 내 친(親) 러시아 반군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를 토대로 이 같이 결론을 지었다면서, 여객기에 대한 공격에 SA-11 지대공 미사일이나 유사한 종류의 무기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P는 그러나 이 관리가 최종적인 결론이 아니라 분석가들이 아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AFP 통신도 "분리주의자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징후들이 있지만,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러나 여객기 추락 원인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격 여객기가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반군 장악 지역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에 맞았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반군의 소행이라고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AP는 오바마 대통령은 "분리주의자들이 이 지역에서 항공기를 격추시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러시아의 지속적인 지원에는 중화기와 대공무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국제적 비극이다"며 "한 아시아 여객기가 많은 국가 시민들을 태운 채 유럽 상공에서 파괴됐다. 신뢰할 만한 국제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유엔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증거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해 안보리 이사국들이 추락 현장에 대한 접근 허용 발언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누가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추측할 수 있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 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 인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방침이다.
FBI와 NTSB 대변인들은 각 기관에서 최소 1명씩의 조사관이 우크라이나로 출발할 예정이지만, 언제 출발할지 또는 전체 조사단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