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추락 장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으로 양측은 상대방이 쏜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17일(현지시간) 낮 12시 1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오후 5시15분 러시아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속한 도시 샤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했다.

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5시 25분께 러시아 영공에 진입할 예정이었다.

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여객기가 고도 1만m(3만3000피트)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었을 때 부크(Buk) 발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게라셴코 보좌관은 "탑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사고 여객기에 280명의 승객과 1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이날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곧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또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여객기 격추 보도와 관련해 "즉각적인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미사일에 피격돼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객기 추락이 "사고나 재앙이 아니라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정부군은 이날 공중 목표물을 향해 어떤 공격도 하지 않았다"며 반군에 혐의를 돌렸으며 정부군 대변인도 "오늘 정부군 헬기나 전투기가 발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게라셴코 고문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은 부크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는 전했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를 부인하면서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 자신들이 보유한 로켓은 상공 3km 정도까지 밖에 비행하지 못한다면서 "사고기가 운항하던 상공 10km 지점까지 도달할 무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그러나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소셜미디어 사이트 VK 닷컴에서는 도네츠크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수송기로 오해해 격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네츠크 반군 지휘관인 이고르 기르킨(일명 스트렐코프)은 "우리가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 안토노프(AN)-26을 방금 토레즈에서 격추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에) 우리 영공에서 비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고 한 소셜 미디어는 전했다.

기르킨이 우크라이나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지역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지점과 동일하다.

또 도네츠크주에 인접한 동부 루간스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 공보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공군기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제안했으며 반군도 사고 수습 및 조사를 위해 일시 휴전을 하고 국제조사단을 도네츠크 지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피격 여객기 승객 중에는 외국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미국인 23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탑승자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인이 최소 4명이 타고 있었으며 네덜란드 정부도 자국민 탑승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인 승객이 있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해당 항공노선에 한국인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소재 공관을 통해 우리 국민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것이 사실이면 대한항공 902편(1978년)과 007편(1983년), 이란에어 655편(1988년) 여객기 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격추된 민간 항공기가 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말레이여객기 #여객기격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