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버거킹 매장이 이달 초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프라우드 와퍼(Proud Whopper)'를 판매한 이후 기독교 가정 운동 단체의 반발에 직면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gay pride parade)에 맞춰 한정 판매한 이 버거의 포장지는 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되어 있었으며, '우리의 내면은 모두 같습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 버거의 판매 수익금은 2015년 졸업 예정인 동성애자 고등학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거킹 글로벌브랜드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페만도 마차도(Femando Machado) 부회장은 "버거킹이 미국의 동성애 행사를 후원한 것은 처음이다. 이 특별한 버거는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후에 이런 후원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거킹의 이 같은 프로모션에 대해서 미국가정협회(American Family Association)의 팀 와일드먼 회장은 "미국 전역에 체인점을 둔 버거킹이 동성애를 건전한 것이자, '프라이드'를 가질 만한 일로 홍보하고 있다. 버거킹이 계속해서 이처럼 불건전한 행위를 지지하고 격려하고 나선다면 미국의 가족 소비자들을 잃게 될 것이다"고 비판을 가했다.
협회는 현재 단체의 회원들과 후원인들에게 개인 소비자로서 버거킹 본사 담당자들에게 보낼 수 있는 항의 이메일을 전달하고 있다. 이 이메일에는 "나는 버거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라우드 와퍼'와 같은 상품을 판매한 것에 실망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한 것인가"라든지, "버거킹의 동성애 행위에 대한 지지는 가족 소비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버거킹 모든 체인점들이 이번 프로모션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실수로 인해서 버거킹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었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와일드먼 회장은 회원들과 후원인들에게 이러한 내용의 이메일을 버거킹에 보내 줄 것을 당부하면서 "비록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만 '프라우드 버거'와 같은 류의 상품이 판매됐지만, 신념 있는 소비자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비슷한 일이 다음에는 미국 전역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버거킹 외에도 최근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당시 동성애 상징 깃발을 본사에 내걸면서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했으며, "동성애 홍보에 반대하는 사람은 보유 주식을 팔아도 좋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