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동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이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판화 고유의 느낌을 표현한 작품만으로 구성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프린트메이킹(Printmaking)'이란 제목으로 볼록판, 오목판, 공판, 평판 등 판화 기법을 활용한 79점을 선보이고 있다.
볼록판화 코너에서는 한국 목판화의 대표작가 김상구의 작품, 목판평판법이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오래된 사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배남경, 명화를 패러디하는 방법으로 유머러스한 장면을 리놀륨 판화로 표현한 민경아의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또 간략한 선과 구성, 색과 면이 주를 이루는 화면으로 동물의 형상 등을 추상적인 형태로 풀어내는 독일 화가 얀 보스의 작품과 팝 아트의 소재를 추상적이고 즉흥적인 격렬한 선으로 표현하는 짐 다인의 목판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볼록판화는 목판이나 고무판, 리놀륨 등을 이용해 판 위에 원하는 이미지를 그린 뒤 이미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깎아 내어 돌출부에 잉크를 묻힌 다음 종이를 덮고 위에서 압력을 주거나 문질러서 찍어내는 방식이다.
오목판화 코너는 단순하고 깨끗한 선으로 여백을 강조한 장영숙, 메조틴트로 작업한 정희경, 김영훈 등의 작품으로 꾸몄다. 조형적이고 초현실적인 화면이 특징인 호안 미로의 에칭과 아퀴틴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을 작품에 주로 등장시키는 독일 작가 막스 노이만의 에칭 등도 걸렸다.
오목판화는 이미지 부분을 강하게 긁어서 파내거나 부식시켜 전체 판에 잉크를 먹인 다음 닦아낸 뒤 종이를 덮고 강한 압력을 주어 고인 잉크를 종이에 전사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평면을 유지하면서 판화를 제작하는 평판화 코너에는 현대 추상의 대가 윤명로의 석판화, 소외감과 단절 등을 석판화로 표현하는 남천우, 한 번밖에 찍어낼 수 없는 모노 타입을 캔버스에 배접한 이서미의 작품이 전시됐다.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 데이비드 호크니의 석판화 작품도 함께 한다.
실크스크린으로 대표되는 공판화 코너는 물질주의 사회적 풍토에 가려진 역사를 기억하고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작업을 실크스크린으로 하는 권순왕,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실크스크린으로 박물관 전시실 등의 모습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김홍식, 팝아트의 작업을 페인팅뿐만 아니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하는 앤디 워홀, 탑 웨슬만 등이 장식했다.
공판화는 판면에 구멍을 만들어 잉크를 밀어내면 구멍을 통해 밀린 잉크가 종이에 찍히는 식이다.
8월부터는 판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실에 판화공방도 운영한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다. 02-789-5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