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만삭의 몸임에도 불구하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석방된 메리암 이브라힘(27)이 감옥에서 출산할 당시 자신에 가해진 신체적 제재로 인해 딸이 장애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6월 말 석방된 메리암은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남편과 함께 미국행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다. 메리암은 자유의 몸이 된 이후 24시간 만에 가족들과 미국으로 향하려던 중 공항에서 체포돼 구금되었다가 몇 시간 뒤 풀려난 바 있다. 체포 이유는 메리암의 여권이 남수단에서 발급된 것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행을 기다리며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과 가진 최근 인터뷰들에서 메리암은 지난 5월 감옥에서 출산하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가 밝힌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메리암은 아직 사형 집행을 기다리던 중에 감옥에서 딸인 마야를 낳았다. 그러나 교도소측은 메리암이 출산하던 순간까지도 두 다리를 한 데 묶은 족쇄를 풀어주지 않았고, 이 때문에 메리암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고통스럽게 아기를 낳아야 했다.
문제는 이러한 자세로 출산을 한 탓에 마야 역시 비정상적인 자세로 세상에 나올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서 자라서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고 메리암은 밝혔다.
메리암은 "나는 묶인 채로 출산을 했다. 수갑을 차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다리가 사슬로 묶여 있었다. 나는 두 다리를 벌릴 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다른 여성 수감자들이 나를 테이블 위로 올려 놓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메리암은 이러한 출산 환경으로 인해서 아기가 해를 입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기 역시 피해를 입었다. 내 딸이 나중에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메리암은 아버지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 무슬림으로 종교가 정해졌으며, 이 때문에 자라면서 기독교인이 되었지만 이를 수단의 이슬람법상으로는 인정 받지 못했다. 무슬림으로서 기독교인인 남편과 결혼한 것 때문에 배교 혐의를 부여 받은 메리암은 마야를 출산한 뒤 사형 집행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활발한 구명 운동에 힘입어 메리암은 지난달 말 항소법원으로부터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석방 후 출국 길에 올랐으나 다시금 체포 당하는 수난을 겪었던 메리암은 현재 풀려나서 카르툼 내 모처에 임시로 머무르며 미국행이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메리암은 "안전한 곳에 있기는 하지만 생활이 편안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메리암과 그 가족이 무사히 수단을 벗어날 수 있도록 수단 당국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단 당국은 메리암이 남수단에서 발급한 여권으로는 출국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 국무부는 메리암이 남수단의 여권을 출국 서류로 제출할 권리가 있다며, "그녀의 출국을 허락할 것인가는 수단 당국의 결정에 달린 일이다"는 견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