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AP/뉴시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됐던 필리핀 위안부 할머니들이 25일 필린핀 주재 일본 대사관에 가서 정당한 조치를 요구하고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일본 방문 동안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비난했다.
80대가 된 위안부 할머니 6명이 이날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지지자와 시민운동가 수십 명과 피켓을 들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에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에스텔리타 디(84) 할머니는 "아베는 일본군이 우리에게 한 짓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본 정부의 정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할머니는 자신을 비롯해 위안부들이 자원했다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일본군이 자신을 잡아서 강제로 트럭에 태우면서 자신의 고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버지니아 빌라마(84) 할머니도 "많이 늙었어도 진정한 정당한 조치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정당한 조치를 받아서 평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항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도 지난주 아베 일본 총리가 과거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에 저지른 잔학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한 것을 철회하려는 시도를 비난해 왔다. 양국은 최근 아베 총리의 고노(河野) 담화 검증을 고노 담화에서 표명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흔들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위안부 생존자 단체 '릴라필리피나'의 레칠다 에스트레마두라 센터장은 이날 "고노 담화는 그 시작일 뿐이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뭔가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들이 지금 정당한 조치를 받지 못하면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이 뭔가 더 하기에 늦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키노 대통령이 일본 방문 중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도 않고 이 문제를 방문 내내 언급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