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계열 반군인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이 이라크 정부와 시아파 이슬람 주민들을 위협하자 같은 시아파 정부인 시리아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을 지원하던 이라크 시아파 전사들이 대거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승기를 잡아가던 정부군은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ISIL은 20일(현지시간) 국경검문소가 있는 소도시 알카임을 장악했다.이 도시는 바그다드 서방에 위치한 수니파가 다수인 안바르 주에 있다. 이 곳은 라비아, 알왈리드와 더불어 시리아와 맞닿은 이라크 국경검문소 3곳 가운데 하나다. 이외에도 반군은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군들이 유프라테스강에 위치한 라와 읍과 그 인근의 아나 읍을 점령하려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하디타 시에 위치한 큰 댐을 점거하기 위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 이 댐은 1000메가와트 급 전력을 생산하는 수력발전소도 겸하고 있어 반군이 댐을 장악하면 이라크 내 전력사정은 악화된다.
또한, 국경검문소를 장악함으로써 반시아파 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시리아 반군으로부터 병력과 무기 지원을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리아 국경 인근에서 반군의 활동이 거세진데다 전략적 요충지가 위협받자 이라크 정부군이 2천여명의 병력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의 이라크 시아파 전사들 또한 수니파 반군으로 부터 위협받는 자신들의 조국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시리아 전선에서 바그다드로 돌아온 시아파 전사들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이라크의 시아파 지도자 알리 알 시스타니가 최근 이라크의 시아파 정부를 지키도록 궐기하라는 부름에 따라 되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라크 시아파 전사들은 이라크가 모국이기에 이라크가 그들의 주전장이라고 말했다.
ISIL의 진격이 거세질수록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이 최근 이룩한 승기가 뒤집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금까지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아파 전사들과 이란혁명방위군 자문관들 및 이라크 민병대들의 도움을 받아왔으나 그 가운데 수천명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들이 귀국해 수니파 반군들과 싸우려 함으로써 이 전열에 균열이 생기게 된 것이다.
아사드는 ISIL가 이라크 북부를 장악하면서 이를 유리하게 이용해왔다. 그는 내전 초기부터 현재 벌어지는 내전은 유입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기에 이들의 발호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자신이 물러날 경우 집권할 세력은 분열돼 있는 친서방적인 온건파 반군들이 아니라 이들 과격분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라크 내 상황이 악화되자 친정부 세력의 한 축인 이라크 시아파 전사들이 대거 귀국하자 이라크 내전은 아사드 정권에게 양날의 검으로 되고 말았다.
워싱턴에 소재한 중동문제연구소 소장 란다 슬림은 "이제 아사드는 자신의 싸움이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이라 했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됐으나 ISIL이 그처럼 신속히 승기를 잡게 됨으로써 자신이 반군들을 격퇴할 수 있으리라는 장담이 흔들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권은 시아파계의 소수 종파인 알라위트파가 주도하고 있어 시아파 계열의 이란이 지원해왔으며 이라크는 이란에게 영공을 열어줘 이란의 시리아 지원을 도와주기도 했다. 이라크는 시아파 시리이 정권이 무너지면 자국 내 종파갈등을 우려해 직간접적인 시리아 지원에 나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