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 상반기 마지막 회의에도 연 2.50%로 동결됐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며 경기부양에 나서는 기조와 달리 우리 경제의 데이터가 회복세를 보인데 이주열 총재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2일 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작년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서 13개월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주열 총재는 이미 지난달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 경제전망에서는 기준금리 방향이 "인하로 보기 어렵지 않겠는가"라며 경기 회복세에 맞춰 향후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바 있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또한 우리 경제지표에 부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신 최근 데이터에서 경기회복을 알려주는 시그널에 이 총재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연초 올해 우리나라가 4.0% 성장하는 것으로 예상했고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데다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애도분위기가 내수를 위축시켰다.
지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줄어 한 달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서비스업 생산이 1.0% 줄었고 소매판매도 1.7% 축소됐다. 특히, 예술·스포츠·여가업과 음식·숙박업이 부진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세월호로 인한 경제악화가 갈수록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오늘의 결정은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을 돕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만큼 앞으로의 변화를 관찰하자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저금리의 폐해를 언급하며 경제구조의 불균형과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지연 등을 제시했다. 때문에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의 핵심은 당분한 물가에 맞춰질 거라는 전망이다.
또한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15%로 내리고 올해 원화 가치는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 절상률을 기록, 인상 시점은 한참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