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 연속포럼이 9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서울영동교회(담임 정현구 목사)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성찰해볼 때, 우리 사회는 제도와 윤리의 '이중 침몰' 상태이며, '국민 없는 국가, 국가 없는 국민' 상태인 '위기의 공동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이동윤 기자

9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서울영동교회(담임 정현구 목사)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라는 연속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주제 발제를 통해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의 침몰'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도와 윤리라는 '이중의 침몰'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었다"면서 "바로 이런 침몰이 우리가 일궈온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진정 안타까운 것은 공동체가 이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 이 위기의 공동체를 구출하는 데 정부가 일차적 역할을 해야 함에도, 정부가 그러한 믿음과 신뢰를 국민 다수에게 주지 못하고 있있는 점"이라고 무능력한 정부의 모습을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미친 충격과 슬픔 그리고 분노가 대단히 크고 심원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대형 사고들과 비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세월호 참사는 그 슬픔과 분노가 더욱 깊고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첫째, 구조를 기다리는 어린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둘째, 사전 예방을 할 수 있고 구조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셋째, 세월호는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이 참사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반성적 현대화'를 강조했다. 왜 지금 우리 사회에 '반성적 현대화'가 필요한 가에 대해서는 "지난 50여 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이 산업화와 민주화가 가져온 현실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더없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는 사회통합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사회 양극화라는 제도적 조건과 함께 생명 경시라는 문화적 현실은 우리 사회를 아주 낯설고 두려운 사회로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생명경시, 정경유착, 부정부패, 감시사회, 그리고 결과중심사회는 '돌진적 근대화'의 그늘"이라며, "이런 그늘을 올바로 극복하지 않고서는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효율·성과·자본·성장, 그리고 권위'만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은 미봉적 해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명, 정의, 노동, 복지, 그리고 국민'의 가치를 사회발전의 중심에 놓아두고, 정부-시장-시민사회의 새로운 판짜기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돌진적 근대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안 모색이 필요하며,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개혁과 주체혁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난 대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폐해를 극복하고 시장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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