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0일 일본은 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안보 역할 확대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샹그리라 대화 연설을 통해 남중국해 긴장감 고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이 지역 모든 국가들이 법치를 준수하고 무력 또는 위협에 의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아베는 이날 헌법 해석 변경 관련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아시아 지역에 개발원조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일본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더욱 확실히 하는데 지금까지 보여온 것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떠맡고 그 역할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영토 방어를 위해 방어 프로그램과 정부 원조를 결합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베는 이 지역 영토 갈등과 관련해 중국을 거명하지 않았으나,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에 나선 필리핀과 베트남을 높이 평가했다.
아베는 일본 평화헌법은 일본의 국제적 기여를 제한하고 있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9조를 보다 폭넓게 해석해 자위대의 외국군 방어 지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전쟁을 혐오하는 평화애호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오늘 여기에 모인 모든 분이 절대적으로 분명하게 이 점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베는 자신의 새로운 안보전략과 관련해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해 과거보다 훨씬 더 확대된 수준에서 모든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미국과의 동맹과 동남아시아 파트너십을 통해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 번영을 확고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잉(傅莹)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은 일본이 아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중·일 간 마찰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쟁 행위를 금지하고 국제 분쟁 해결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 해석을 변경하려는 아베의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일부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정치적 관계 때문에 중국에 반대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몇몇 국가들은 미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영유권 분쟁에서 도움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