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부회장이었던 조광작 목사의 발언이 인터넷신문과 포털 등 온라인을 달궜다. 조 목사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국민들을 비하하고 폄하한 발언을 했다는 것.
이번 사태는 23일 한 일간지의 보도로 시작됐다. 이 신문은 조광작 목사가 20일 오전 열린 한기총 긴급임원회에서 했던 발언을 인용하며 "파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은 '전통시장 활성화의 건' 논의 도중 5월 30일 열리는 안산시민시장을 통해 침통에 빠져 있는 안산시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조 목사는 결국 한기총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이를 수리했다.
조광작 목사는 사퇴서를 통해 "지난 임원회의 석상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유가족분들과 실종자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제가 한 말 중에 '아이들이 불국사나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면 되지...'라고 했던 당시의 발언은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생각하듯, 바다 건너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이러한 발언으로 인해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석고대죄 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빈다"고 했다. 더불어 "한기총 대표회장과 임원들, 모든 회원들에게 누를 끼쳐 본인의 잘못된 언행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한기총 공동 부회장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죄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하고, "한 사람의 돌출발언을 통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슬프게 한 것에 대해서 정말로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다시는 공식, 비공식 회의석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일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조광작 목사의 발언이 국민정서를 고려치 못한 부적절한 발언임은 맞지만, 정작 처음 이를 보도했던 신문의 기자는 한기총 회의 현장에 없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발언 관련 자료를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신문에 누가 유출했는지 궁금하다"며 "세월호 참사로 아파하는 국민정서를 이용해 보수인 한기총을 깎아내리려는 반대편의 의도도 엿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