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을 인수 및 인수시도가 잇따르면서 서민금융기관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이 오히려 대부업의 음지화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일 영업을 시작한 웰컴상호저축은행은 대부업계 자산순위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이 운영하고 있다. 웰컴론으로 유명한 웰컴크레디라인은 지난달 30일 예신저축은행과 해솔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상호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며 2금융권으로 진출했다.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최대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는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의 상호를 오케이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다음 달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출한 서류에 이상이 없으면 이달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인수를 최종 승인한다.
대형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로 대부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 대부업체는 지난해 기준 총 대부잔액이 2조1천990억원으로 전체 대부업체 대부잔액 9조1천79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이른다. 대부업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대출 잔액을 축소하면 업계 파이가 줄어들고 활력도 떨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이들이 해왔던 역할의 공백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부업최고금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로 소형 대부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어 대형대부업체의 부재는 대부업을 다시 음지화될 가능성에 대부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대부업이 음지화 되면 그 피해는 결국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금융 이용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반면, 대부업 저축은행의 긍정적 역할도 무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조건으로 대부업 잔액 축소와 대출금리 인하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30% 중반대다. 대부업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웰컴저축은행은 하반기중 최고금리 20%대의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에이앤피파이낸셜 계열 오케이저축은행 또한 본격 영업 이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부업체 계열 저축은행들의 공세에 기존 대형 저축은행들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은 기존 상품보다 금리를 낮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위해 고객 데이터, 수익모델 등을 분석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6월달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중금리 대출이 확산되면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 인하는 결국 개인신용평가 분석력이 관건인데 대부업계와 대형 저축은행은 그 부분이 강점"이라며 "대부업계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면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장기적으로 전체 저축은행업계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