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박동일 목사)가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정부는 자연재해와 대형사고 등 대규모 위기 상황에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가의 위기관리 매뉴얼과 그에 따른 재난대응 시스템을 전혀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무능정권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기장 교단은 20일 오후 서울 을지로 2가 향린교회(담임 조헌정 목사)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려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특정 민간 구난업체에게 독점적 특혜를 주고 언론을 통제하는 일에 전력을 쏟았다"면서 "이와 같은 비극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기도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기장 교단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특검을 도입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힐 것 ▲해경의 구조방해 및 진상은폐의 의혹을 규명할 것 ▲해군을 철수시킨 배후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힐 것 ▲세월호 사고를 왜곡해 보도한 언론을 개혁할 것 ▲구조의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박근혜 정권은 총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기도회'는 1부 시국기도회와 2부 십자가 행진으로 진행됐다.
김경호 목사(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가 1부 시국기도회의 인도를 맡았으며, 홍요한 목사(전국농민목회자연합회 총무)와 류재성 목사(인천 노회장)는 '희생자 추모와 우리의 자성과 회개를 위해', 가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으로 침몰한 대한민국의 갱신을 위해' 각각 대표기도를 했다.
박동일 총회장이 '숨은 것이 드러나리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박 총회장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전세계가 놀랐고, 온 국민들이 울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대책으로 국가 개조를 말하지만, 자신이 잘못했는데 누구를 개조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국가 개조라는 말은 자신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길은 하나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 아니라, 또 해경의 해체가 아니라 총내각이 사퇴하고 정권은 퇴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권영국 변호사의 증언, 한신대 신대원 학생들의 특송, 배태진 총무의 인사, 김봉석 장로(남신도회 전국연합회 총무)와 김가은 장로(여신도회 전국연합회 회장)의 선언문 낭독, 박동일 총회장의 축도가 이어졌다.
기도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향린교회 - 한신대 신학생 삭발단식 농성장 - 대한문'까지 '십자가 행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