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 교수(오이코스 생명운동 대표)는 16일 오후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 - 선교' WCC 부산총회 후속 신학세미나에서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대해 발제하며, "우리가 지금 발진하는 '정의와 평화의 순례'의 종착지는 하나님이 부여하신 '생명중심의 문명(Life-giving civilization)'이란 대안적 문명 패러다임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총회가 폐막하며, 세계교회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를 떠나기로 다짐한 바 있다. WCC는 당시 제10차 부산총회 공식선언문에서 "WCC는 한반도에 있는 사람들과 교회,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과 확고하게 연대할 것"이라며 "전 지구적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경제적·생태적·사회적·영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희망과 인내의 교훈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했었다.
박 교수는 현대 인류문명은 이미 생명의 존재 자체까지도 위협하는 한계점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화 , 근대화, 도시와, 후기산업화로 계속 이어지는 근대 인류문명은 결과적으로 서로의 생명망이 연결되는 상생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한 하나님의 창조의 코드까지도 깨뜨리며 인간의 탐욕과 오만에 의한 무한번영·무한개발·무한성장으로 이어져 인간은 물론 만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끝없는 탐욕과 창조주의 생명권까지 넘보는 인간의 오만으로 치닫는 인류의 근대문명은 이제 스스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제 문명의 좌초의 위기 앞에서 더 채우고 더 실을 것이 아니라 내리고 비우고 가볍게 함으로써 모두의 생명이 사는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떠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 세계는 경제위기·공동체 해체위기·가치관의 붕괴위기 등 전대미문의 총체적 위기 속에 있는 종말론적 위기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지난 부산총회 때 스위스교회의 사회봉사기관인 '모두를 위한 빵'이란 마당 워크샵에 주제 강사로 초청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마당 워크샵에서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생존가능성'을 이야기할 때"이며, "'개발'이 아닌 '봉합'을 이야기하자"고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박 교수는 "전세계는 생명과 죽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생명을 택할 것인가 죽음을 택할 것인가의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지구의 상태는 지속가능한 상황을 이미 넘어서 있기 때문에,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할 과제는 '지속가능성'이 아닌 생존가능성'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오늘의 후기산업주의적 인류의 문명체계를 생명중심문명체계를 구성하는 문명변혁적 과정을 교회가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이제는 일부 만이 살고 대부분이 죽는 탐욕의 항해를 멈추고 모두가 사는 생명의 항해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의 문명 자체를 하나님의 문명으로 전환하고 변혁하는 총체적 회개가 필요하다"며 "구세주를 믿는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전해야 하며, 이것이 지금 '정의와 평화의 순례'가 지향해야 할 목적지이며,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영동 교수는(장신대)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 - 선교'에 대해 발제하며, "한국교회의 선교는 하나님의 전체 선교 계획 가운데 한 부분이며, 우리가 마치 세계선교의 '마지막 주자'라든지 '선교의 선두주자'라고 교만하거나 허영을 부릴 것이 아니라 겸손한 가운데 주신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태욱 목사(고읍교회)는 '지역목회자로서 바라본 세계선교'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우 목사는 선교지에서 개선돼야 할 문제로 ▲선교사들 간의 갈등 ▲선교사의 은퇴 이후 노후 문제 ▲지역과 상황에 맞는 선교 정책이라고 밝혔다.
한청은 전도사(장신대 신대원)은 '청년의 입장에서 본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 - 선교'라는 발제에서 "지난 WCC 제10차 부산총회에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게티(Gloval Ecumenical Theological Institute)에서 다양한 종파, 교단 사람들과 2주간 신학적 대화와 교제를 하면서 신학적 정체성에 혼동되는 부분도 있었고, 신학적 성찰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 전도사는 먼저 동성애에 관해 "당시 유럽 사람 및 교수들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WCC는 공식적으로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부인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동성애라는 이유로 대화를 단절하거나 거리를 두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가톨릭을 개신교처럼 기독교로 보는 인식, 어릴적 이단이라고 배운 알미니안 등 종파에 대한 수용성 범주가 상당히 넒은 것에 대한 혼란도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다른 신학교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에 교수들과 함께 술 모임을 갖는다든지, 신대원 기숙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면서 한국교회를 걱정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충격적인 접근이었다"고 말했다.
한 전도사는 "하지만 통합 측 신학생들의 최대 무기가 중도 수용, 통전적 신학이 아닌가"라며 "결국 내가 얻은 결론은 다양성 속에 서로간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일치하자는 결론"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열심을 내어 선교를 하되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성향을 갖지 않도록 하며, 타 종교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혜영 목사(예장 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선교국장)은 개신교가 사회복지와 관련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지만, 사회 선교 및 복지에 대한 신학적 연구가 미흡하다고 말했다. 성경적, 신학적인 성찰을 통해 잘못된 제도와 구조악을 개선하려는 선교의 사회적 책임도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사회복지 사역에 있어 중복되지 않고 서로 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