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희생자 영정을 들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9일 오전 3시30분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청와대 방문을 위해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 도착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를 벌이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며, 날이 밝는대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의 가족들이 합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가로막은 경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살려주세요. 못난 부모 마음을 알아달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어떤 유가족은 "박 대통령님은 자녀가 없어 부모 심정을 이해를 못하는 겁니까. 사람이잖아요. 도와주십시오. 제발 열어주세요"라고 박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기도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각각 20∼4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움직이지 말라'는 선내 안내방송도 들어있다.

많은 유족들이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쏟았고, 어떤 유족은 "저게 내 딸이야"라며 울었다.

앞서 유가족들은 KBS 측과 면담을 요구하며 4시간 동안 대치했지만 김시곤 보도국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KBS측은 "보도본부 간부들이 억류, 폭행당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달 말 부서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8일 오후 분향소에서 조문하는 KBS 간부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9일 새벽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도로에 모여 앉아 있다. 전날 오후 3시50분께는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KBS 보도국 간부들이 찾으면서 유가족들이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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