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 학생 8명이 8일 오후 '세월호 침몰 사건에 특검 도입'과 '정권 퇴진'를 요구하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유가족을 우롱하는 박근혜는 물러가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펼치며, '유가족 요구안을 전면 수용하고 무능정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성명을 낭독했다. 학생들은 성명에서 자신들을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감리교신학대학교 사람됨의신학연구회 소속이라고 밝혔다.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로마서 말씀도 성명에 인용했다.
기습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은 즉시 연행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이 별도의 문화재로 지정돼있지 않고 파손행위가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법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유가족 요구안을 전면 수용하고 무능정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스스로를 보수정권이라 칭하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삼겠다는 박근혜 정권은 초기대응능력부터 시작해 유족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탄압까지 포함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현장중심의 구조작전이 보장되고 모든 재원을 다 쏟아 부어야 하지만 박 정권 아래 국가기관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고 국민의 지탄 받기가 두려워 행동하기를 꺼려했다"고 박근혜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또 이들의 성명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우리 국민은 다시 한 번 충격적인 사건 앞에 울분을 터뜨리며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실종자 숫자까지 포함하여 삼백명이 넘는 시민들이 세월호와 함께 수장되었다. 인양된 시신들의 손가락은 선체를 박박 긁어댄 탓인지 짓물러 있었고 느린 구조작업으로 인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고 한다"며 세월호 참사로 받은 충격을 토로했다.
이어 "소위 정치가라는 작자들은 진도 내려오는 길에 '시'를 쓰고, 사태처리를 위한 업무를 보던 탁자에서 '라면'을 먹으며 스스로가 어떤 계급을 대변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눈치 없는 박근혜 대통령은 보여주기 식의 '퍼포먼스'를 위하여 의전 대동하여 진도에 방문하며 실종자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사과 치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스스로가 정부의 통수권자임을 망각한 채 '정부'의 책임을 묻는 이 무능력한 대통령에게 우리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국가인가"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 "희생자가족과 유가족들은 사고경위와 책임관계의 명확성을 위해 청와대를 향하려 했지만 정권의 대답은 경찰력투입과 사복경찰의 배치였다. 또한 버스를 대절할 수도, 서울로 올라갈 수도 없어 울부짖는 가족들에게 '돼지'와 같다고 말하고, '전문 시위꾼', '외부세력의 개입'이라며 다시한번 꺼내든 '종북' 몰이를 보았다. 우리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난맥상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히고 삭히며, 일터를 지키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며 정부의 결단을 기다렸던 국민들의 염원이 영이 되고 혼이 되었다. 공공재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걸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인 규제들을 철폐하며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실행했던 정부이다. 이는 자본의 논리와 상관없이 책임감이 요구되는 자리인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안정성'을 낮추는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완화'와 '세월호 사건'은 직접적인 연계가 없다고 공식발표하는 저 무리! 이는 국민정부를 소위 가진 자인 '자본가'를 대변하는 기구로 전락시킴으로써 저들이 수천만의 공익을 대변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박근혜 정부를 거듭 비판했다.
더불어 "우리는 누구에게 보호받아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하는가? 우리는 누구를 위해 국가에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지고 살아가는가? 바로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바로 우리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바로 우리가 주권이 되어 우리의 권리 행사를 주체적으로 행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정규직 임금의 반도 안 되는 월급으로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며 비참하게 살아가야 하는 비정규직인구를 늘려 놓고, 책임감과 사명감이 요구되는 선장의 자리와 선원들의 자리에도 그 논리가 똑같이 적용되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문책을 회피하고자 개인과 정부 각 부서에게 책임을 돌리는 비겁한 정권! 박근혜를 필두로 한 유사정권은 우리 모두가 책임 없는 정부, 책임 없는 대통령, 수백 국민의 죽음 앞에서조차 더러운 연극놀음을 벌이는 광대로서의 국가 국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고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정부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은 청와대로 가기 위해 세종대왕 상에 올랐다면서 "이제 청와대로 가자. 청와대로 가기 위해, 그 마당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에 올랐다.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이 가지 못해 설움이 맺힌 청와대 앞으로 가자. 오늘 이 광화문 사거리를 넘어, 저 청와대로 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정치인들이 응당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르게 하자! 정부는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을 전면수용하고 특검을 실시하라! 불법정권 무능정권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