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가 "출항 전 선수에만 평형수를 채워 넣었다"다는 선원의 진술이 나왔다.
5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구속된 1등항해사 강모(42)씨로부터 "지난 달 15일 세월호 출항 전에 선수 1번 발라스트탱크에 평형수 80t 가량을 채워 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 여부를 조사중이다.
강씨는 세월호에 과적이 이뤄지자 복원성을 높이고 만재흘수선의 눈속임을 위해 선수 쪽 발라스트탱크에 평형수를 채워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형수를 선미에는 넣지 않고 선수 쪽에만 넣어 선미를 띄운 후 만재흘수선이 물 밖으로 나오도록 눈속임을 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화물 결박이 제대로 안돼 한쪽으로 쏠리면 세월호의 무게 중심이 그 만큼 특정 부위에 가중되고 선박의 복원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 측은 화물을 과적할 경우 선체 외부의 만재흘수선(국제적인 협정 아래 화물선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한계를 표시한 선)이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중량이 나가는 평형수를 채워넣지 않는 편법을 주로 사용한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화물 적재 한도인 987t 보다 3배 이상 많은 3608t이 실린 것으로 조사됐다.
발라스트탱크 담당 업무는 1등항해사로 보통 화물 적재와 고박(결박)작업이 끝나면 만재흘수선과 평형수를 점검한다.
1등항해사 강씨는 선장 이준석(69)씨와 같이 가장 오랜기간 세월호에서 근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