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는 승객을 대피시킬 수 있는 관련 장비가 네 가지나 있었으나 선원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에서는 승객들을 탈출시키고 구조하는데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선원들의 승객 구호 조치는 단 한차례의 구명벌 투하 시도뿐이었다. 그것도 조타실에 있던 선원 한 명이 발을 한 발짝 움직였더니 미끄러울 것 같아서 그만 뒀다는 것이다.
이를 해당 선원은 구호 조치 시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부 관계자는 "선박직 선원들의 유일한 승객 구호 조치는 발을 한 번 떼었다가 거둬들인 것이다"며 "퇴선 안내방송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많은 승객이 구조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장, 항해사, 조타수가 모여 있는 조타실과 3층 안내데스크에 방송장비가 있다. 방송시설은 승조원 구역과 기사실, 식당매점, 비상버튼 등 각 구역별로 방송을 할 수 있다. 비상버튼은 선체 모든 구역에 전달된다. 선원 대부분은 조타실 방송시설이 고장 없이 작동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조타실에는 비상벨도 있다. 비상벨은 장음 7번, 단음 1번으로 퇴선 지시를 할 수 있다. 승객들은 비상벨의 장단음을 구별할 수 없지만 선원과 승무원들이 의미를 알기 때문에 작동하기만 하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어 선원과 승무원들이 휴대하고 있는 무전기도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전할 때 외에는 일체 퇴선과 관련된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선원실 내부에 있는 전화기도 무용지물이었다. 전화기 숫자 '0'번만 누르면 간단하게 작동할 수 있어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대피하도록 충분히 안내방송을 할 수 있었다.
세월호 침몰 상황과 구조선이 도착한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던 선원들은 오히려 승객들을 외면한 채 구조선에 가장 먼저 올라탔다.
3층에 있던 기관실 선원 7명은 최초 도착해 급박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해경 구조선을 보고 손을 흔들어 구조대를 자신들에게 유인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