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42)씨가 검찰의 2차 소환통보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 측 변호를 맡고 있는 손병기 변호사는 1일 "해외에서 귀국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2일까지 출석하는 건 힘들다"며 "이번에는 출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재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를 선임 중이고 변호사가 선임되면 추후에 검찰 출석 일정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현재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았지만 변호사가 선임되면 검찰 출석 여부 등 추후 일정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달 30일 해외에 체류 중인 혁기씨와 김혜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 오는 2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출석하라는 2차 통보를 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지난달 29일까지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국내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내에 있는 유 전 회장의 측근들은 잇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해외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로 조사에 제때 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혁기씨는 유 전 회장 일가의 각종 비리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검찰은 혁기씨가 그룹 내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주요 의사 결정 과정을 지시하거나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혁기씨는 청해진해운을 포함해 관계 회사들의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여러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소환조사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핵심 인물이 혁기씨에 대한 조사가 미뤄질 경우 자칫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혁기씨가 2차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권 무효화를 비롯한 강제 송환 절차에 착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에 머물고 있는 혁기씨에게 2차 소환통보를 한 상태"라며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 차례 소환 통보를 하거나 여러 가지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