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책임 회피를 질타하는 글들이 이어지면서 접속이 폭주했다.
27일 오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에는 한 누리꾼이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렸다.
이 글을 게재된 지 하루만에 조회수 52만건을 넘어섰다.
해당 글을 쓴 정모 씨는 "이번에 대통령은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몇가지 임무를 놓쳤다"며 "첫째, 자기가 해야할 일이 뭔지 몰랐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라며 "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니다. 그런 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질타했다.
이어 "둘째,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던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한다"면서 "하지만 '사람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것이 이 시스템의 암묵적 의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번째로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라며 "리더가 책임지지 않는 곳에서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 법을 알겠는가?"라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해 아파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후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글은 정 씨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복사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청와대 게시판에 "제가 쓴 글은 아니고 타인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건데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습니다"라며 글 삭제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본인만 삭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으며 정 씨 본인이 직접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