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총리 사퇴 수용...책임질 장관들 함께 경질할 듯
경제팀 포함 전면개각 가능성도, 5월 중순 이전 유력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전격 사퇴의사를 밝힌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키로 하면서 향후 '내각 총사퇴' 여부를 포함한 전면 개각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정 총리의 사의표명에 이어 이날 오후 사표수리 방침은 확정했으나 그 시기는 일단 사고 수습 뒤로 미뤘다.
현재로서는 사고수습에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관심은 총리 사의와 함께 내각전반의 개편작업이 어느정도 이뤄질지 여부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장관들을 포함한 대폭 개각이 뒤따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 총리의 사의 표명 직후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가 오후 들어 사고 수습 뒤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정부의 미흡한 대처능력 등 숱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감안된 것이다.
따라서 사고 전반의 책임을 지고 있는 총리가 사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당부처 장관들의 문책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장관과 관료들이 사고수습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는 등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온 점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교육부, 해양경찰청 등의 각료 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위기다.
주목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교체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관 등으로까지 개각범위가 확대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전면개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미 여당에서도 개각론이 제기된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대폭적인 개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내각 총사퇴를 통해 전면적인 공직사회의 혁신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다.
일단 정 총리의 사표 수리부터 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으로 정해진 만큼 개각 시기는 비슷한 시점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사고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만 시신수습 등이 웬만큼 이뤄진 뒤에 문책인사가 뒤따라야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총리가 국무위원들의 제청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후임 총리가 먼저 선임된 뒤 교체장관들의 인선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개각시기는 6월 지방선거를 감안, 늦어도 다음달 중순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내각팀을 구성,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 등이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선거 이후로 시점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정 총리의 사표가 즉각 수리되지 않은 만큼 사고 수습 과정에 오히려 논란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물러날 것으로 정해진 정 총리가 추진력을 갖고 후속조치를 진행해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