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경기 안산올림픽기념관에 설치된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지난 23일 분향소를 설치한 이후 첫 주말인 26일 오후 7시 현재 누적 조문객은 10만2176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애도 문자도 6만9852건이나 됐다.
이날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단위 추모객들이 몰리면서 한때 조문 행렬이 분향소 왼쪽 인도를 따라 800m 가량 이어지기도 했다.
본부는 인도 통행이 어려워지자 인근 고잔초등학교 운동장(둘레 400여m)에서 추모객들을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
충청북도 청주와 인천,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와 조문까지 2시간 이상 기다린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헌화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용인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조문하러 온 성모(39·여)씨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을 잃은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하다"며 통곡했다.
희생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만나 피 맺힌 울음을 쏟아기도 했다.
실종된 단원고 2학년 이모(17)군의 할머니는 이날 전남 진도 사고 해역으로 내려가기 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할머니는 "내 새끼는 아직도 차가운 바닷물에 빠져 있는데..."라며 오열했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한탄했다.
자식의 장례를 치르고 분양소를 찾은 다른 학생의 부모는 이 할머니에게 "먼저 찾아서 죄송해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모는 노모가 손자의 죽음을 알까 걱정돼 분향소에 영정과 위패를 되가져간 상황이다. 분향소는 고인의 넋을 기려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독일에서 온 켈핀(29·경기 성남시 분당구)씨 부부는 "독일 언론들은 (사고 대응 문제로) 연일 한국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고 외국 언론의 분위기를 전했다.
켈핀씨는 "한국에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분향소에 왔다"고 했다.
안산올림픽기념관 분향소에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수학여행단 116명(학생 112명, 교사 4명)을 비롯해 부천의 한 초등학생과 그의 부모 등 3명까지 모두 119명의 위패·영정사진이 안치 돼 있다.
희생자 중 단원고 학생 39명의 위패·영정사진은 안치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후 5시50분께 분향소 인근에서 윤모(57)씨가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미리 준비한 흉기로 자해소동을 벌여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윤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